"밤새 한숨도 못 자"…뜬 눈으로 지새운 대구 산불 대피 주민들
산불 민가로 향하자 "집 걱정"에 발동동
- 이성덕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밤새 한숨도 못 잤습니다."
29일 오전 대구 북구 팔달초교 강당에 마련된 임시대피소. 전날 노곡동 함지산에서 난 불로 급히 대피한 노곡동, 조야동, 서변동 주민들이 대한적십자사에서 제공한 밥으로 허기를 때웠다.
박정숙 씨(74·여)는 "집이 탈까봐 밤새 잠을 잘 수 없었다"고 했다.
다리를 다쳐 휠체어를 타야하는 김재욱 씨(81)는 "가끔 대피소에 있는 직원이 '화장실 가야 하느냐'고 묻긴 하는데 바쁜 사람에게 부탁하는 게 염치없이 느껴져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노곡동에서 대피한 안금주 씨(90·여)는 "산 밑에 집이 있는데 걱정"이라며 "급히 대피한 바람에 당뇨약과 혈압약을 못챙겨 나왔다. 매일 챙겨 먹어야 하는데"라며 불안감을 표정을 지었다.
전날 오후 2시2분쯤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조야동 등지로 빠르게 확산했다.
산림·소방 당국이 헬기 29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에 총력을 폈지만 메마른 날씨와 강풍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산림 당국은 바람이 잦아든 시간 야간비행이 가능한 헬기 수리온 2대와 산불재난특수진화차를 투입해 진화율을 65%로 높였다.
산림·소방 당국은 29일 오전 중 주불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psyduck@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