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여학생 길거리 살해 박대성…2심도 '무기징역'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학생을 길거리에서 살해한 박대성(31)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김진환)는 1일 살인·살인예비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박대성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검찰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박 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무기징역형을 유지했다.
박 씨는 지난해 9월 26일 오전 0시 42분쯤 전남 순천시 조례동의 한 도로변에서 길을 걷던 10대 여학생을 800m 뒤쫓아가 흉기로 살해했다.
박 씨는 범행 이후 흉기를 소지한 채 추가로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맨발로 술집을 들러 맥주를 시키거나 노래방을 찾아 업주를 방으로 부르는 등 2차 범행을 시도하려 했다.
범행 과정에서 폐쇄회로(CC)TV에 얼굴이 찍힌 박 씨는 입꼬리를 '씨익~'하며 웃는 모습이 공개됐고 전 국민에게 분노와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평소 자신의 처지에 대한 불만과 폭력적인 성향을 갖고 있던 박 씨는 스스로를 비관했다.
가족들에 대한 소외감, 궁핍한 경제적 상황 등 내면에 쌓여있던 잘못된 분노는 반사회적인 인격 형성에 이르게 된 것으로 분석됐다.
1심 재판부는 "사랑하는 가족의 외동딸이자 사회의 첫 발을 내딛고자 했던 피해자는 그 꿈을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한 채 어린 나이에 무참히 목숨을 잃었다"며 "정신적 고통을 받은 유족들이 과연 상처를 치유하고 평온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조차 가늠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주장하는 살해 동기는 납득하기 어렵다"면서도 "계획적 범행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이성적으로 판단할 때 사형은 선고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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