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만 믿었는데"… 협력 사업 추진 지자체들 '손절' 고민
강진군, 국토부 주관 공모사업서 '백종원 삭제' 검토
장성군, 전통시장 활성화 리모델링에 "더본 외 업체도 가능"
- 박영래 기자, 서충섭 기자
(강진=뉴스1) 박영래 서충섭 기자 =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손잡고 각종 지역활성화 사업을 추진했던 전남 지자체들이 울상이다.
백종원 대표의 높은 인지도를 믿고 사업을 추진했던 지자체들은 '스팸보다 비싼 빽햄' 논란부터 원산지 허위 표기, 축제음식에 농약통 사용 등 '백종원 리스크'가 연일 터지면서 '손절'을 고민 중이다.
8일 전남 강진군에 따르면 군은 조만간 국토교통부를 방문해 민관협력사업에서 '백종원'부분의 삭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강진군은 지난해 국토교통부 주관 110억 원 규모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민관이 협력해 지역상생 모델을 제작, 인구소멸위기를 극복하자는 취지다.
당시 강진군은 더본코리아와 협약을 맺고 '남도 맛 1번지 강진음식타운 조성'을 신청해 선정됐다.
더본의 협력을 토대로 강진 농수산물을 활용한 외식업 특성화 시설과 야외 취식 공간을 조성해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는 내용이다.
강진군은 최근 잇단 논란에 백 대표가 3차례 사과를 하며 기업브랜드와 신뢰도가 하락한 가운데 사업을 원안대로 추진해도 될지 우려하고 있다.
강진군 관계자는 "지역상생사업에서 백 대표 파트를 빼고 다른 내용을 올려야 할지, 사업 자체를 축소해야 할지가 관건이다"며 "국토교통부와 논의해 어떤 방식이 바람직할지 결정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충남 예산시장 부활 프로젝트'처럼 황룡전통시장의 부활을 꿈꿨던 전남 장성군도 고민에 빠졌다.
장성군은 지난해 6월 더본외식산업개발원에 9678만 원 규모의 황룡전통시장 활성화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백 대표도 예산전통시장을 살린 경험을 토대로 황룡시장 부활도 강조했다.
지난 3월 한 차례 중단됐던 용역은 다시 재개돼 6월까지 중간보고회와 최종보고회를 연달아 갖는다. 최종보고회가 나오는 대로 전통시장 리모델링 사업에 착수한다.
이와 관련 용역을 했던 더본이 시장 리모델링사업도 따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더본은 이미 장성군과 수의계약으로 외식산업개발원을 구축하고 있다.
5000만 원에 해당 사업을 맡은 업체가 더본의 협력업체이고 장성군에 각종 편의를 요구했다는 주장이 국민신문고로 접수된 상태다. 더본은 이같은 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었다.
장성군은 황룡전통시장 용역이 완료되더라도 리모델링 사업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공모할 예정이라는 방침이다. 해마다 인사이동으로 업무 연속성을 갖기 어려운 지자체로서는 시장활성화와 같은 전문영역을 직접 수행하기 어려운 고충도 토로한다.
장성군 관계자는 "전통시장 활성화의 경험이 있는 전문가에 해당 사업을 맡겨 의지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전통시장에는 아직 70~80여 곳의 상인들이 생계를 잇고 있고 시장이 되살아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잇단 논란에도 더본의 시장활성화 용역대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리모델링 사업은 공모로 진행한다"고 전했다.
백종원 대표는 7일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하고 회사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백 대표의 고향인 충남 예산군을 비롯해 더본과 협약을 체결한 전국 14개 지자체도 지난 7일 국회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편견 없는 시선으로 더본협약사업을 지켜봐 줄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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