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기마다 농어촌공사 사장 수난…세무조사·감사 이어 이번엔?
문재인정부 시절 정승, 윤석열정부 땐 이병호 사장 겨냥
김인중 사장 임명에 민주당 "알박기" 비난…노조도 반대시위
- 박영래 기자
(나주=뉴스1) 박영래 기자 = 농어촌의 경제사회적 발전을 위해 설립된 준정부기관(위탁집행형)인 한국농어촌공사가 정권 교체기마다 곤욕을 치르고 있다.
문재인정부와 윤석열정부를 거치면서 전임 정부서 임명된 기관장을 겨냥한 국세청의 세무조사와 감사가 잇따랐다.
이어 현재 21대 대선이 진행 중인 와중에 제12대 사장으로 김인중 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임명되면서 '알박기 인사' 비난이 쏟아지는 등 상당한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신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에 윤석열 정부 초대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을 지낸 김인중씨가 14일 임명되고 15일 취임식이 예정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에 의한 윤석열 정권 보은성 알박기 인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내란 은폐 및 알박기 인사 저지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대선을 3주 남겨 둔 상황에서도 윤 정권 보은성 알박기 인사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인사권 남용을 넘어 주권자 국민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는 제2의 내란"이라고 꼬집었다.
농어촌공사 노조 역시 사장 취임식장에서 김 사장의 임명에 항의하는 시위를 예고한 상황이다.
농어촌공사 사장의 수난사는 정권이 교체되는 시기마다 반복돼 왔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2022년 12월, 부산지방국세청은 나주혁신도시에 소재한 농어촌공사에 대규모 조사인력을 파견해 세무조사를 벌였다.
공사를 대상으로 하는 정기 세무조사가 없는 상황에서 국세청 본청이나 농어촌공사 본사 소재지인 나주를 관할하는 광주지방국세청이 아닌 부산지방국세청이 조사를 하는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했다.
국세청 세무조사와 함께 감사원의 감사도 추가로 진행됐다.
당시 야당에선 "문재인정부에서 임명한 이병호 사장을 사퇴시키기 위한 압박"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병호 농어촌공사 사장은 2018년 문재인정부에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을 지낸 데 이어 2022년 3월 제11대 농어촌공사 사장에 임명됐었다.
앞서 문재인정부 초기였던 2017년 12월에도 농어촌공사에 대한 대대적인 압박이 있었다.
당시 서울지방국세청은 전제버스 4대를 동원해 조사관 100여명을 농어촌공사 세무조사에 투입했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수주한 사업과 관련한 세무조사라고 알려졌지만 당시 야당이었던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권에서 임명한 정승 사장을 사퇴시키기 위한 압박"이라면서 반발하기도 했다.
나주 혁신도시의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농어촌공사 사장의 수난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이번 김인중 사장 임명 역시 상당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yr2003@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