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5월 광주를 알려야 한다…'5·18 진짜 뉴스' 체험 공간 탄생
광주 광산구에 '국내 최초 5·18 방탈출' 게임 공간
10대·관광객 타깃…신개념 '다크 투어리즘'
-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Mr.H를 도와 광주의 진실을 알려야만 한다.'
14일 오후 광주 광산구 복합체험공간 리얼월드 광주에는 국내 최초 5·18민주화운동 테마 방탈출 게임 '오월의 신문'을 체험하기 위한 이용객으로 북적였다.
폐공장이었던 부지를 복합체험공간으로 탈바꿈 해 이날 첫 오픈한 리얼월드 광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탈출을 체험하는 여느 방탈출 카페와 달리 건물 한 채를 자유롭게 오가며 쾌적한 환경에서 즐기기가 가능하다.
여러 내용의 방탈출이 있지만 그 중 가장 인기있는 테마는 '오월의 신문'.
5·18민주화운동 전야제나 행사에서 이벤트성으로 5·18을 소재로 한 방탈출 게임이 열린 적은 있지만 상시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진짜 방탈출은 국내 최초다.
교육 기업 레드포인트와 리얼월드 개발팀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없이 전부 자생으로 개발했다.
게임이 시작되면 참가자에게는 '광주 폭도들의 데모 사태'라는 헤드라인이 적힌 신문이 주어진다.
1980년 5월 '언론 탄압'과 '검열' 때문에 왜곡된 내용으로 보도된 신문.
2025년 국내의 한 언론사에 근무하는 기자 역할을 맡은 참가자는 휴대폰과 라디오로 과거에 살고 있는 외신기자 'Mr.H'와 소통하며 그때의 신문과 실상을 비교하며 5·18민주화운동의 실체에 다가설 수 있다.
자신의 스마트폰에 설치한 애플리케이션을 지도나 나침반처럼 활용하고, 레트로 재즈와 복고 음악을 들으며 움직여 마치 80년 5월 그때로 돌아간 것만 같은 생생한 체험이 가능하다.
특히 지난해 12·3 계엄을 게임에서 언급하면서 1980년 5월 당시 계엄을 경험하지 못 했던 10~40대 초반의 젊은 세대와 광주 5·18을 잘 알지 못 하는 관광객들에게도 공감을 자아낸다.
게임 속에서 80년 5월 당시 불에 탄 '광주문화방송'과 부상자를 치료했던 '전남대병원', 헬기 사격이 있던 '전일빌딩', 마지막 항전지인 '옛 전남도청'도 만나볼 수 있다.
게임 말미 참가자는 외신에 실린 광주의 참상을 보며 Mr.H가 독일에서 온 외신기자 '위르겐 힌츠페터' 임을 깨닫는다. 가짜 뉴스로 채워졌던 과거의 신문을 찢고 광주의 '진실'을 담아 새 신문을 발행한다.
참가자들은 5·18민주화운동이 발발했던 연도와 이유, 광주 시민들의 대동정신, 언론의 검열, 의미가 있는 각종 사적지와 인물 등을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다.
수많은 5·18 사적지를 직접 걷고 돌아 다니는 것 대신에 게임으로 쉽게 깨닫는 신개념 '다크 투어리즘'이 가능해진 것.
제작사인 레드포인트는 리얼월드 광주를 단순 5·18 방탈출의 체험공간을 넘어 '문화체험형 다크 투어리즘 복합 플래그십 스페이스'로 만들 계획이다.
방탈출 공간 바로 윗 층에 '서울의 봄'과 '택시 운전사', '1987' 등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야외 테라스에선 토크 콘서트를 열어 소설 '소년이 온다'를 기반으로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게 한다.
이승미 대표는 "5·18민주화운동을 설명할 때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을 직접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단순히 '살피는' 것이 아닌 '체험'하며 현대인들의 요구와 관심도를 채워주고 이를 통해 개개인의 역사·인문학적 지평을 넓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광주 방문의 해'를 맞이해 지역에 온 많은 관람객들이 '오월의 신문' 체험을 통해 5·18의 실체적 진실을 더욱 깊이있고 생생하게 알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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