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5·18 성폭력 피해자 만나 "국가폭력에 대한 책임감 느껴"
5·18 45주년 앞두고 광주서 2박3일 일정
"계엄도 5·18 있었기에 국민이 국회 지킬 수 있었다"
-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5·18 성폭력 피해자 자조모임 회원들을 만나 5·18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하며 "국가 폭력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우원식 의장은 5·18민주화운동 제45주년을 이틀 앞둔 16일 광주 서구 한 식당에서 5·18 당시 성폭력 피해자 자조모임 '열매' 회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우 의장은 "5·18은 국가가 국민을 지켜야 할 책무를 져버리고 오히려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 역사적 비극"이라며 "그 고통을 견뎌내고 진실을 알리기 위해 애써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1980년 당시 군 복무 중이었고 5·18 소식을 접하며 큰 혼란과 고통의 밤을 보냈던 경험도 전했다.
그는 "그날 밤 나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며 긴 밤을 보냈다"며 "현장에는 없었지만 당시의 국가폭력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회상했다.
특히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이번 계엄도 5·18이 있었기에 국민이 국회를 지키고 국회가 국민을 지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민주주의는 한순간에 얻어진 것이 아니라 5·18 광주처럼 몸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낸 시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며 "그 역사와 정신은 국회가 반드시 지켜야 할 소명"이라고 덧붙였다.
5·18성폭력 피해자들은 한 목소리로 "총에 맞고 칼에 맞은 이들은 보상법이 있지만 성폭력 피해자에게는 아직 그마저도 없다"며 "보상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진 않지만 최소한의 존엄 회복은 필요하다. 국회가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촉구했다.
열매 회원들은 우 의장에게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담을 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선물했고, 우 의장도 자신의 이름을 새긴 손목시계를 전달했다.
우 의장은 간담회에 이어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받은 전남대를 찾아 '민주의길'을 탐방한다.
17일에는 민주평화대행진과 5·18전야제에 참석하고, 18일에는 공식 기념식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 참배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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