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식인들 5·18 묘지에 묻힌 문병란 시인 참배한 이유는
'하나오카 사건 회고문' 서문 작성…"저항정신에 감사"
김준태 시인의 '아 광주여 무등산이여' 번역 낭독도
- 김태성 기자
(광주=뉴스1) 김태성 기자 = 5·18민주화운동 45주년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한 일본 학자들이 19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하나오카 사건 회고문' 서문을 지은 문병란 시인의 묘를 참배했다.
하나오카 사건은 태평양전쟁 말기인 1945년 6월 일본제국에 의해 강제 연행된 조선인과 중국인 노동자 수백명이 극심한 학대와 과중한 강제노동에 시달리다 봉기했으나 일본 군경에 의해 419명이 집단 학살된 비극적인 사건이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지난 18일 제국주의 시대에 조선인에 대한 차별 대우와 강제 징용, 조선·중국인 학살사건을 세상에 알린 작가 '마쓰다 도키코의 문학과 생애'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마쓰다 도키코는 1905년 일본 아키타현에서 태어나 평생을 인권운동에 헌신했다.
제2차 세계대전 시기 하나오카 사건과 그 사건의 발단이 된 나나쓰다테 사건의 한국인 노동자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사건의 진상규명에 매진하는 등 노동자를 탄압하는 권력의 현실을 고발했다.
이를 통해 마쓰다 도키코는 제국주의 시대 조선인에 대한 차별 대우와 강제징용, 조선·중국인 학살사건 등을 세상에 알렸다.
이날 참배는 심포지엄에서 기조강연과 발제를 맡았던 다카하시 히데하루(高橋秀晴) 아키타현립대학교 부총장, 에자키 준(江崎淳) 마쓰다 도키코회 대표, 차타니 주로쿠(茶谷十六) 아키타현 역사교육자협의회 회장 등이 함께했다.
차타니 회장은 "일본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마쓰다 정신과 민중을 대변하고 실천적 활동을 펼친 문병란 시인의 저항정신을 높게 사며 이런 의미에서 감사인사를 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은 참배후 5.18묘역에 새겨져 있는 김준태 시인의 '아 광주여 무등산이여' 시 앞에서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의 번역으로 함께 낭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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