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진 줄 알았는데' 이천 대형 물류창고 화재 이틀째…"불씨 진화"
- 김기현 기자

(이천=뉴스1) 김기현 기자 = 지난 13일 발생한 경기 이천시 물류센터 화재가 이틀째 완전히 꺼지지 않고 있다.
14일 경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소방 당국은 이날 오후 4시 15분 기준 이천시 부발읍 물류센터에 소방차 25대와 굴착기 5대, 소방관 75명, 경찰 4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소방 당국은 사실상 불을 모두 끈 상황이지만, 잔해 속에 불씨가 살아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잔불 정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 화재라는 점을 고려하면 '완진'(큰 불길을 잡아 더는 번질 위험이 없고 불꽃이 없어진 상태) 선언은 늦은 오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전날 오전 10시 29분 이곳에서 불이 났다. 소방 당국은 인근 8∼14개 소방서에서 51∼80대의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인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나서 6시간여 만인 같은 날 오후 4시 4분 큰 불길을 잡고, 경보령을 해제했다.
사망·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불이 날 당시 건물 내부에 있던 물류센터 관계자 178명(지하 1층 121명·지상 1~2층 27명·지상 3층 30명)은 긴급 대피해 모두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당국은 화재 초기 경보기가 정상 작동한 데다 최초 신고자가 인명 대피 유도를 잘한 덕분에 인명 피해가 빚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인원이 거의 대피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특히 소방 당국은 최초 화재 신고자와 목격자 등으로부터 물류센터 3층에 보관돼 있던 무선 선풍기 새 제품에서 불이 시작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물류센터는 지하 1층~지상 3층 구조로 지하에는 냉동식품, 1·2층에는 화장지, 3층에는 선풍기·면도기 등 생활잡화가 보관돼 있었다. 특히 3층에는 무선 선풍기 등에 사용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도 다량 보관 중이었다.
최초 신고자는 화재 당시 3층에 머물러 있었다. 3층 근무자들은 4단렉에 있던 무선 선풍기 새 제품에서 불꽃과 함께 연기가 났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풍기 주변에 별다른 인화물질이 없었던 데다, 전열기 등 사용 흔적도 없던 점에서 배터리 폭발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소방 당국은 불을 완전히 끄는 대로 경찰 등 유관기관과 합동감식에 나서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합동감식 참여 기관이나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정확한 화재 원인은 조사를 해봐야 안다"며 "3층에서 발화한 것은 맞지만 현재로서는 배터리 폭발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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