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보다 비싼 오동통 '제주 고사리' 삼매경에 빠져보세요"
제29회 한라산 청정 고사리 축제, 남원읍 일원 개최
-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아이고! 요놈 오동통하네"
27일 오전 제29회 한라산 청정 고사리 축제가 열린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일원.
이른 아침인데 고사리밭에는 20여명 정도 되는 도민과 관광객들이 한손에는 바구니를 들고 부지런히 고사리를 꺾고 있었다.
이날 제주는 하늘에 구름이 끼긴 했으나 따사로운 봄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불어 고사리 꺾기는 제격인 날씨였다.
고사리 꺾기는 내내 허리를 숙였다 폈다 해야하는 고된 작업이다. 그러나 하나, 둘씩 꺾다보면 어느샌가 손에 한움큼 쥐어지는 고사리를 보니 힘이 절로 난다.
행사에 참여한 방문객들은 5~6살된 어린이부터 70대 노인까지 연령을 가리지 않고 고사리 삼매경에 푹 빠져 시간가는 줄 몰랐다.
때로는 그 정도가 지나쳐 점점 깊은 숲으로 들어가 고사리철이면 길읾음 사고도 빈번하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21기준 이달 제주에서 고사리 관련 길 잃음 사고는 40건에 달한다.
서울에서 온 관광객 이금숙 할머니(74)는 "평소에 체험하는 여행을 좋아하는데 예전에도 제주에서 고사리를 꺾어본 경험이 있는데 그 때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분명 같은 장소에서 같이 꺾었는데 누구의 봉지는 가득하고, 누군가는 허전하다. 고사리 꺾기에도 '고수'가 존재하는 것이다.
"저는 별로 꺾지도 못했어요. 고사리가 보이지도 않아요"
한 아주머니의 하소연에 옆에 있던 또 다른 방문객이 "제거라도 좀 나눠드릴까요"라며 자신의 고사리를 건네는 훈훈한 풍경도 볼수 있었다.
'산에서 나는 소고기'라 불리는 고사리는 예부터 약용과 식용으로 인기가 많았다. 제주산 고사리는 '궐채'라 불리며 임금께 진상하기도 했다.
남원 중산간은 우수한 고사리가 군락을 이룬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의 고사리는 살이 두껍고 부드러워 맛과 형이 좋기로 유명하다.
이번 축제는 고사리 꺾기 체험뿐만 아니라 고사리를 재료로 한 향토음식과 고사리 삶기 시연 등 다양한 즐길거리로 가득했다.
특히 고사리밭에서 응모권(황금고사리)을 찾으면 뽑기를 통해 상품을 주는 행사가 어린이들의 인기를 끌었다.
올해 축제에서는 '지역상생 이용권'이 발행돼 지역상권과이 연결고리를 강화했다. '지역상생 이용권'은 1만원권으로 판매되며 축제 기간부터 5월 6일까지 축제장 및 남원읍 관내 점포에서 사용할 수 있다.
김철윤 남원읍축제위원장은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소상공인을 돕고, 축제를 통한 소비가 실질적인 지역경제 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역상생 이용권'을 도입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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