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보다 늘어난 학교 공문에 '허덕'…"행정직원으로 전락"
전교조 제주지부 "교사 교실로 돌려보내는 게 교육회복 시작"
-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제주 학교에 쏟아지는 도교육청발 공문에 교사가 ‘학생들과 교실 속에서 호흡하는 스승’이 아닌 ‘행정을 처리하는 직원’으로 전락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스승의 날인 15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도내 초·중·고 6개 학교의 3~4월 공문 수를 조사한 결과 올해 공문 총량은 평균 1161건으로, 2022년 666.5건 대비 74.3% 늘었다.
제주지부는 성명을 통해 "2021~2022년은 코로나19로 전례 없는 혼란을 겪으며 긴급 대응 공문이 쏟아지는 상황이었지만, 당시 3~4월 공문 수는 지금보다 오히려 적었다"며 "위기 때보다 더 무겁게 교육을 압박하는 지금의 행정 체제는 도교육청의 철학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도교육청은 지난해 학교 현장 지원을 명분으로 조직을 개편하면서 고위 직급을 늘리고, 행정직 인력도 충원했다"며 "교육청의 몸집은 불었지만, 학교는 더 바빠졌고 교사는 더 고립된 상황에 이 구조를 과연 지원이라 부를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제주지부는 "지금의 교육 행정은 학생들과 마주할 시간조차 빼앗고 있다"며 "교사가 교사로 설 수 없는 현실에서 스승의 날은 그 의미를 잃는다. 교사를 공문에서 해방시키고 교실로 돌려보내는 것이 진짜 교육 회복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ohoh@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