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확산 위기서 '지리산 천년송' 지켜낸 와운마을 주민들
비상소화장치 활용 침착 대응…"평소 훈련했던 것처럼 침착하게"
- 유승훈 기자
(전주=뉴스1) 유승훈 기자 = 전북자치도 남원시 산내면 와운마을 주민들이 새벽 산불 확산 위기에서 침착한 대응을 통해 '지리산 천년송'을 지켜냈다.
1일 새벽 2시28분께 남원시 산내면 지리산국립공원 내 와운마을 인근 산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와운마을은 지리산 깊은 곳에 위치한 국립공원 보호구역으로 천연기념물인 천년송이 자생하고 있다.
불이 난 새벽 당시 현장에는 강한 바람이 불면서 불씨가 인근 산림으로 확산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처음 화재를 목격한 와운마을 이장 공성훈씨는 마을 방송을 통해 주민들에게 위급한 상황을 전파했고 주민 13명이 즉시 비상소집 됐다.
주민들은 마을에 설치된 비상소화장치를 활용, 신속하게 불길을 차단하는데 성공했다. 침착한 대응 덕분에 화재는 더 이상 확산되지 않았다. 천년송도 지킬 수 있었다. 신고를 받고 도착한 소방 관계자들은 남은 불씨를 완전히 제거했다.
와운마을 주민들에게 천년송은 오래된 나무 이상의 의미를 가진 존재다. 주민들은 매년 지리산의 안녕과 마을의 풍년, 주민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지리산 천년송 당산 산신제'를 열고 있을 정도다.
화재 진압에 나섰던 마을주민들은 "작은 불씨였지만 바람을 타고 퍼졌다면 큰 피해가 났을 것"이라며 "평소 훈련했던 대로 침착하게 힘을 모았다"고 전했다.
한편 전북자치도소방본부는 비상소화장치함을 활용해 천연기념 소나무를 지켜낸 이번 사례를 언급하며 비상소화장치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화재 진압에 활용된 비상소화장치는 2019년 남원소방서가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국립공원 내 마을의 초기 대응력 강화를 위해 설치한 것이다. 그간 정기적인 소방안전교육과 훈련도 실시했다.
김승현 남원소방서장은 "평소 대원들과 주민들이 함께한 소방교육과 훈련 덕분에 소중한 생명과 자연유산을 지킬 수 있었다"며 "앞으로 비상소화장치 확대 보급을 통해 산불 등의 재난 예삽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도내 비상소화장치함은 총 325개소로 이 중 52개소는 산림인접 마을에 설치돼 있다. 전북도는 소방청 정부 추경안이 확정되는 대로 산림 인접마을 50개소를 추가로 발굴해 비상소화장치함을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9125i14@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