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뉴스1) 강교현 기자 = 수차례 범죄를 저지른 20대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피해 회복을 위해 소정의 금액을 형사공탁하고 피해자가 이를 수령할 의사를 밝힌 점이 감형 사유로 작용했다.

전주지법 제1형사부(김상곤 부장판사)는 14일 재물손괴와 폭행, 주거침입,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22)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9개월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장인 김상곤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과거 범죄 전력이나 재판 내용, 이 사건 수사 기록에서 나온 범행 내용 등을 살펴보면 뭐라고 말해야 할지, 적절한 말이 무엇일지 알 수 없을 정도"라며 "도대체 범행이 너무 많아서 일일이 세기도 어렵고 메모도 어려울 정도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어려서 3번이나 보호처분을 받았음에도 만 20세가 넘은 성인이 되어서는 폭행과 상해, 무면허 등으로 벌금만 5차례 저질렀지만, 천사 같은 재판부 만나서 집행유예 선처받았다"면서 "피고인 아버지는 매번 발 벗고 뛰어다니면서 어렵게 마련한 합의금으로 피해자들에게 사죄하는 상황에서 피고인은 재판받으면서도 범행을 반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A 씨는 재물손괴와 폭행, 주거침입 등 다수의 범죄를 함께 저질렀다. 그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자, 양형부당을 사유로 항소했다.

이날 A 씨는 고개를 숙인 채 15분가량 이어진 재판장의 꾸지람을 경청했다.

김 부장판사는 "아버지가 외아들 키우면서 기대가 컸을 텐데 언제까지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 걱정스럽다"며 "피고인은 교도소에서 몇 년 복역하는지가 문제가 아니라 부모와 사회, 시민, 주변 사람들에 대한 태도 등을 수감 생활하면서 곰곰이 되새길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세상에 나와 주위 사람에게 도움은 주지 못할망정 피해는 주지 않아야 한다. 본인이 깊이 반성하고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이같은 상황이) 계속 반복될 것"이라면서도 "양형으로 유리하게 볼 것이 별로 없지만 일부 피해자를 위해 형사 공탁한 점, 이를 피해자가 수령 의사를 밝힌 점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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