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부터 '보수' 대구까지…'국민승리' 울려 퍼졌다(종합2보)
[탄핵가결] 기뻐하며 서로 안아준 시민들…풍악 울리는 집회 현장
여당·보수 지지 기반 지방 도시들도 감격의 함성 가득
- 신관호 기자
(전국=뉴스1) 신관호 기자 = 국회에서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전국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시민들의 모습에 더해 각종 퍼포먼스가 펼쳐지는가 하면, 풍악을 울려 퍼지는 등 축제장을 방불케 한 곳들이 잇따랐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5시 우원식 국회의장이 '204표'로 탄핵 가결을 발표하자 국회의사당 앞 인파는 벌떡 일어나 환호성을 질렀다.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했던 시민들은 껴안고 어깨동무하며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집회 관계자는 "국민이 승리했다"며 "대통령은 44년 전으로 시대를 되돌리려 했지만 깨어 있는 우리 시민들이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지켜냈다"고 외치자 시민들은 함성을 지르며 화답했다.
함성은 수도권뿐만이 아니었다. 강원에서도 들렸다. 춘천 거두사거리에선 수백 명의 인파가 감격의 표정을 지었다. 김병혁 춘천 공동행동 집행위원장은 "윤석열의 쿠데타 시도를 막아냈다. 처음부터 끝까지 국민이 다한 것"이라며 환호했다.
윤 대통령 외가이자 강원 보수의 성지와 같은 곳인 강릉도 마찬가지였다. 강릉 월화거리에 모인 1000여 명의 시민은 국회 표결 결과를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 감격 목소리를 냈다. 반면 집회 현장과 인접한 곳에선 한탄의 목소리를 낸 고령자들이 일부 있기도 했다.
충북도민들도 탄핵소추안 가결을 환영했다. 도청 앞에서 가결 소식을 접한 도민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기뻐했다. 눈물을 흘린 시민도 있었다. 정태규 씨(80)는 "1980년대 계엄령이 떨어졌을 때가 생각나는 하루다. 그땐 아무것도 못 했지만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나도 무엇인가를 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정말 기쁘다"며 눈물을 흘렸다.
충남에서도 함성을 울려 퍼졌다. 천안시 천안고속버스터미널 앞에선 시민 대행진이 진행됐는데, 이 자리에서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을 확인한 시민들은 양팔을 들고 환호하거나 박수를 쳤다.
대구도 들썩였다. 동성로 CGV 대구한일점 앞~공명네거리 일대에서 있던 시민들은 일제히 얼싸안고 환호성을 질렀다. 울산 남구 롯데백화점 앞에 있던 시민들도 "인생 최고의 순간이다." "오늘 함께 나와 준 가족에게 소고기 쏘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부산 진구 전포대로도 시민들의 함성으로 가득했다. 오 모씨(60)는 "10년 묵는 체증이 내려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전북 전주시 객사 앞에서도 "국민이 이겼다. 다시 민주주의가 찾아왔다"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정의는 살아있다"며 눈물을 흘린 시민들도 있었다.
광주 동구 금남로에 모인 시민들도 환호했다. 광주비상행동은 "대한민국 주인이 국민임을 보여준 역사적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제주에서도 환호성이 터졌다. 제주시청 앞에 모인 시민들은 풍물패 공연에 따라 춤을 추기도 했고, 곁에 있는 사람들과 얼싸안고 눈물을 훔쳤다.
한편 국회는 14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재석의원 300명이 표결에 참여한 가운데 찬성 204명, 반대 85명, 기권 3명, 무효 8명으로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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