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야생 너구리 '인수공통감염병' 첫 정밀 검사
동물 감염병 모니터링 연중 실시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서울시는 도심 공원 등에서 자주 목격되는 야생 너구리를 대상으로 인수공통감염병 정밀 검사에 착수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광견병, 렙토스피라 등 사람과 반려동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감염병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사례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광견병, 렙토스피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등 인수공통감염병 10종과 파보바이러스, 디스템퍼바이러스, 개허피스바이러스 등 개과 동물 질병 13종을 대상으로 정밀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너구리는 개과 동물로, 반려견과 유사한 바이러스 및 세균성 질환에 감염될 수 있으며 사람과 반려동물 모두에게 병원체를 전파할 수 있어 예방 관리가 시급하다.
서울의 생태환경이 개선됨에 따라 도심 내 야생 너구리와 사람·반려동물 간의 접촉이 잦아지고 있는 가운데 시는 과학적 기반의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통해 감염병 확산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연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초까지 사전 조사를 실시했다. 실제로 구조된 너구리와 채취된 진드기에서 인수공통감염병과 반려동물 관련 병원체를 확인하여 시민과 반려동물의 건강 보호를 위한 감시체계의 필요성이 입증됐다.
이번 모니터링은 연중 상시로 운영된다. 시 야생동물구조센터의 협조를 받아 서울 도심 공원, 주택가 등에서 구조된 너구리로부터 관련 시료를 채취하여 진행된다. 특히 너구리에 대한 병원체 검사에 그치지 않고 부검과 병리조직검사를 병행하여 질병 원인 등을 규명할 예정이다.
시는 이번 조치를 통해 막연한 시민 불안을 해소하고 야생동물과의 공존을 위한 행동 지침도 함께 제시했다.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지 않기, 먼저 다가가지 않기, 자극하지 않기 등 '긍정적 거리두기'의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jm@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