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버스 사측 "파업시 무노동 무임금…법적 조치"(종합2보)
"인건비가 비용 70% 차지…실 근로시간 7시간 47분"
노조 "올해 임금교섭 무관한 근로시간 발표…악의적"
- 이비슬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서울 버스 운영업체를 대표하는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조합)은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 버스노동조합(노조)이 예정대로 대규모 파업을 실시할 경우 '무노동 무임금' 원칙대로 대응하고 파업 참여 또는 운행 저지 행위에는 법적 조치하겠다고 20일 밝혔다.
김정환 서울버스사업조합 이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상연재 별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시내버스 2년 연속 파업 사태에 대한 버스조합 입장'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김 이사장은 "저희는 노조와 수차례 계속 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적절한 접점을 찾지 못했다"며 "만약 파업이 진행된다면 저희는 당연히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대응한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오는 28일부터 서울시내버스 파업이 예고됐다. 파업이 가시화하는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며 "교섭의 주체로서 이렇게까지 상황이 악화돼 서울 시민들께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쟁의에 참여하지 않는 것도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라며 "이런 분들을 방해하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고 이 부분은 시와 경찰과 협조해 단호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조합은 지난달 서울시내버스 운행사원들의 1일 평균 실근로시간이 7시간 47분이라는 자체 조사 결과를 토대로 운행사원들이 급여 혜택을 받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운행사원들이 그간 기본근로 8시간, 연장근로 1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하는 약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급여를 받아왔는데, 전체 61개 조합원사 중 28개 사의 151개 노선을 대상으로 실시한 해당 조사 결과 실제 근무 시간이 이보다 짧은 것으로 파악됐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장은 "운행 전후 준비 시간 등을 합해서 (실제 근로 시간이 ) 8시간이 채 되지 않는다"며 "실제로는 급여가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측정돼 있다"고 했다.
조합 측은 이 밖에도 준공영제를 시행 중인 7개 광역시의 지난해 기준 월평균 급여가 서울시내버스 운행사원 대비 93.2%에 불과하다는 주장과 해외 시찰 등 복지 체계를 들어 근무 여건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주장도 내놨다.
노조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조합 측 주장에 반박했다. 노조는 "전체 61개 회사 중 28개 회사만 악의적으로 발췌하고 단축근무하는 날의 5시간 근로시간을 포함했다"며 "금년도 교섭과 전혀 무관한 실근로시간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의도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앞서 김 이사장은 이날 임금 인상 시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상된다는 조합 자체 분석과 관련한 질문에 "버스는 (기업 비용 중) 인건비가 70%를 차지한다. 인건비 변동이 산업의 생사를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며 "최악의 경우 비용 절감을 위한 극단적 시도까지 나올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부터 승객이 감소해 버스 운행량을 줄이는 감차 조치에 관해 언급하며 "아시다시피 감차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지금 (운영) 비용 부담이 너무 커지면 밸런스를 맞추는 시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노조 측은 감차와 관련해서도 입장문을 통해 "이미 감차로 결론지은 서울시의 준공영제 개편에 대한 원인을 노동조합에 떠넘기지 말라"며 "노조는 감차를 강력하게 반대하며 서울시 시내버스는 반드시 증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시는 전날 브리핑에서 노조 주장대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고 기본급을 8.2% 인상할 경우, 실질적으로 약 25% 인상 효과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해당 요구안을 수용할 시 운전직 평균임금은 6273만 원에서 7872만 원으로 상승한다.
예산 대비 약 2800억 원이 추가되는 셈이다. 반면 노조는 통상임금 반영이 대법원판결에 따른 결정이며 기본급 8.2% 인상도 협상 여지를 열어둔 수치라는 입장이다.
김 이사장은 "통상임금 기준과 범위가 바뀌었기 때문에사측이 많이 불리한건 사실"이라면서도 "미래지향적 임금 체계를 가지고 인상률을 고민하자는 것이지 임금을 깎자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조는 전날 조합 측에 임금·단체협상을 재개하자는 공문을 보냈다. 교섭은 오는 21~25일 중 1회, 오는 27일 오후 3시 1회 등 총 2회를 요청했다. 김 이사장은 이와 관련해 "당연히 만날 생각"이라고 말했다.
노조가 사측과 막판 협상을 타진하고 있는 가운데 최종 조율에 실패할 경우 서울시내버스는 28일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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