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국민의힘에서 탈당한 김상욱 의원(울산 남구갑)을 두고 지역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김 의원의 향후 거취 결정에 따라 울산지역 정치 구도에도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울산남구갑 당원협의회 소속 지방의원들은 9일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탈당은 단순한 노선 차이가 아닌, 보수의 이름을 빌려 정치적 이익만 취하고 떠난 배신이자 기만”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김상욱 의원은 자신을 키워준 당과 지지자들을 외면한 채, 오히려 자신만이 ‘진짜 보수’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그의 탈당은 지역을 위한 결단이 아닌 개인의 정치 생존을 위한 도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의 단결과 재도약을 위해 김상욱 의원과 같은 해당 인사, 그와 뜻을 같이한 추종자들에 대해 단호히 조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국민의힘을 극단주의 세력인 양 왜곡하는 정치 선동을 즉각 중단하고, 유권자와 지역 주민 앞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말했다.

이들은 앞서 기자회견, 서명운동, 피켓 시위 등으로 김 의원의 당직 사퇴와 거취 표명을 촉구해 왔는데, 탈당 이후 김 의원에 대한 ‘배신자 프레임’이 더욱 견고해지는 분위기다.

김 의원의 탈당으로 울산의 정치 지형에도 변화가 생겼다. 현재 국민의힘 의원 3명과 민주·진보 진영 및 무소속 의원 3명인데,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국민의힘 의원이 과반을 못 넘게 됐다.

특히 국민의힘 울산남구갑 당협위원장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울산 국민의힘 당협 6곳 중 2곳은 당협위원장이 없는 ‘사고 당협’인 상태다. 앞서 동구는 권명호 전 의원이 동서발전 사장으로 임명되면서 사고 당협이 됐다.

국민의힘 당규 지방조직운영 규정 제30조에 따르면,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사고 당협의 경우 시당위원장이 당협위원장의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대선 국면에서 국민의힘 울산시당이 선대위 체제로 전환되면서, 새로운 당협위원장을 임명하기보다는 박성민 시당위원장의 직무대행 체제로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울산 선대위는 김기현 의원이 총괄선대위원장을, 박성민 의원이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로 양분됐던 지역 여권의 구도도 ‘친윤 주류’로 재편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울산남갑 당협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탈당은 이전부터 예상된 결과였다”며 “선대위 구성부터 김상욱 의원이 배제됐고, 선대위 관련 당직자 회의에도 남갑 당협 비대위 소속 지방의원이 대행으로 참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 내부에서는 대선 후보 단일화 문제에 더 집중하는 분위기”라며 “김 의원이 무소속으로 있을지 새로 입당할지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김 의원이 대선 후보로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민주당 울산시당은 김 의원과 직접적인 접촉은 없었다면서도, 대선에서의 외연 확장을 위해 중앙당의 판단을 신중하게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민주당·개혁신당 입당, 새로운 당 창당, 무소속 잔류 등 여러 선택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만큼 김 의원의 향후 행보에 촉각이 쏠린다.

한편 김상욱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본질만 놓고 봤을 때는 민주당이 더 보수당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하며 민주당 입당 여지를 남겼다.

이재명 대선 후보도 전날 김 의원의 탈당과 관련해 “구국충정을 가진 어떤 분이라도 최대한 만나 함께하려 한다. 조만간 한번 보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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