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선에서 만나요"…외국인 관광객 기지개 켜는 북한
이달부터 나선 특구에 외국인 관광객 유치 예고
6월엔 김정은 '10년 숙원' 갈마해안관광지구 개장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북한이 이번 달 나진·선봉(나선) 지역 관광 재개를 앞두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10일 북한 관광 안내 웹사이트 '조선 관광'은 나선 관광지를 홍보하는 글을 다수 게재했다. 중국,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선 특구는 북한이 외국 자본을 유치해 경제를 활성화하고자 1991년 지정한 특별경제구역이다.
조선 관광은 나선시의 지리적 특성을 언급하며 북한에서 러시아와 중국까지 한 번에 관광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또한 나선학생소년궁전과 나선미술전람관 등 문화시설부터 호텔과 해수욕장까지 다양한 관광 코스를 자랑했다. 여러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국제관광안내원들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조선 관광은 이와 함께 지난 1996년 창설돼 러시아와 중국 등 많은 나라들의 관광객에게 나선시를 소개한 경험이 있는 나선국제여행사가 관광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공개하며 "외국의 벗들, 조선에 오시면 묘향산, 마전해수욕장, 마식령스키장을 비롯한 이름있는 관광지들에서 즐거운 나날들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홍보했다.
대부분 러시아인으로 추정되는 사진 속 외국인 관광객들은 스키복과 스키 고글을 착용한 채 눈 덮인 산 위에서 관광을 즐기기도 하고, 수영복을 입고 해수욕을 하는 모습이었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잠잠해진 후, 지난해부터 점진적으로 국경을 열기 시작했지만 그 대상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북한은 각국의 외교단과 대표단 만을 상대로 입국을 허가했으며, 일반 관광에 대해서는 최근 급격히 밀착 관계를 형성한 러시아 관광객들로만 한정했다. 북한이 관광을 확대하는 것은 이제야 제대로 된 '국경 봉쇄 해제'가 이뤄지는 동향으로도 볼 수 있다.
북한의 국경 개방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오는 4월 평양국제마라톤을 6년 만에 개최하겠다고 예고했고, 6월에는 김정은 총비서가 10년간 공들여온 강원도 원산의 갈마해안관광지구가 첫선을 보인다.
북한은 강원도 원산과 금강산 일대를 국제적인 관광 명소로 만들겠다는 구상 아래 지난 2014년 갈마해안관광지구를 관광특구로 지정해 개발에 착수했다. 그리고 지난해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뒤 김 총비서는 딸 주애와 완공된 갈마해안관광지구를 찾아 올해 관광사업 활성화가 핵심 정책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취임 직후 북한의 '콘도 개발 잠재력'을 언급하고 나섰는데,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 재개 시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관광업을 통한 북한의 외화벌이 전략이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북한의 관광 인프라가 해외 관광객들의 기대감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하고, 외부 정보 유입에 민감한 북한의 특성상 관광 서비스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사업의 성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대량현금 이전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일련의 촘촘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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