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형 구축함 2호 진수 위치로 이동"…동해함대 증강 속도 빠르다
위장막 제거된 모습 포착…첫 신형 구축한 등장 3주 만에 2호 등장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 동해안의 주요 항구인 함경북도 청진항에서 건조한 두 번째 최현급 구축함의 진수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지난달 말 신형 5000톤급 구축함 '최현'호를 진수한 지 3주 만에 '2호'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며 해군력 강화를 과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15일(현지시간) 청진항 인근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해 새 함정이 지난 14일 건조장에서 부두를 따라 이동해 진수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고 보도했다.
청진항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3월 '중요조선소 함선건조사업 시찰'을 위해 찾은 곳이다. 당시 위성 사진에서는 새 함정이 위장막에 가려져 자세한 분석이 어려웠으나 지난달 25일 고해상도 위성사진에서는 진수 준비를 위해 위장막이 제거된 모습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위성 사진에 따르면 해당 함정에 전방 주포는 장착되지 않았지만 전·후방에 미사일 발사관 구획이 드러났다. 함체 상부의 해치도 노출된 상태로 이는 진수 시 함정의 무게 중심을 최대한 낮게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된다.
또 새 구축함이 자리한 부두에 바지선 2척과 지원 선박이 정박해 있는 것도 확인됐다고 한다. 이들은 구축함이 진수 뒤 부두와 충돌하는 것을 막는 등 진수된 함정을 적절하게 통제하려는 용도로 추정된다.
북한은 새 함정을 '측면 진수' 방식으로 바다에 띄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그간 중력식과 부양식으로 배를 진수해 왔다. 중력식은 경사면 구조물을 만들어 함정의 선미부터 바다로 미끄러뜨리는 방식이며, 부양식은 함정을 드라이도크에 실어 바다로 나간 뒤 도크에 서서히 물을 채워 배를 띄우는 방식이다.
3주 전 서해 남포조선소에서 진수된 첫 최현급 구축함 '최현'호는 부양식으로 진수됐다. 하지만 청진조신소의 경우 부두에 경사면이 없어 배를 옆으로 밀어 바다에 띄우는 측면 진수 방식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38노스는 짚었다.
김 총비서는 지난달 25일에 열린 최현호 진수식 연설에서 "대공·대함·대잠·대탄도미사일능력은 물론이고 초음속전략순항미사일, 전술탄도미사일을 비롯해 육상 타격 작전 능력을 최대로 강화할 수 있는 무장체계들이 탑재돼 다목적 수상 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라고 성능을 과시한 바 있다.
김 총비서는 최현호가 내년 초 동해함대에 인도돼 작전에 들어갈 계획이며, 궁극적으로 대양에서 작전이 가능한 '원양 함대'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새 구축함 건조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동해함대의 능력을 단기간에 높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동해와 맞닿은 함경북도 청진, 함경남도 신포는 북한의 함정 및 핵잠수함 건설 기지가 있는 곳으로 북한의 원양 함대 구상의 주요 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재작년엔 핵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전술핵공격잠수함'이라고 주장하는 김군옥영웅함을 신포에서 공개했으며, 올해엔 핵동력잠수함도 신포에서 건조 중임을 시사하는 행보를 보였다.
대양에서 활동할 수 있는 수준의 원양 함대를 구성하려면 대형 전투함은 물론 이를 뒷받침할 군수지원함, 수송선, 수리함, 구조함, 해양정보함, 병원선 등 막대한 물자와 병력이 필요하다.
북한의 원양 함대 구상은 태평양과 연결되는 동해함대가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이며 청진 및 신포가 자연스럽게 핵심 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궁극적으로 핵동력잠수함을 갖춘 원양 함대를 구축해 태평양으로 진출,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해군력을 갖추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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