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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한은 뉴클리어 파워"…비핵화 가고 '핵군축 시대' 열리나

'핵군축' 혹은 위협 감소에 초점 둔 대북정책 예고
'비핵화 없다'는 북한의 반응 주목…22일 최고인민회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20일(현지시간) 취임식 후 미국 의회의사당을 떠나고 있다. 2025.1.20.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규정했다. '비핵화는 없다'는 북한에게는 대화 메시지로 해석될 여지가 큰 발언이지만, 한국의 입장에선 완전한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북정책의 전면 수정 압박이 커지는 안보 위협 요인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난 김정은과 매우 우호적이었고 그는 나를 좋아했다. 나도 그를 좋아했고 매우 잘 지냈다"면서 "이제 그는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다. 그가 내가 돌아온 것을 반기리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향후 북한과의 대화가 개시되면 '핵군축' 혹은 '핵 위협 감소'에 초점을 맞춰 협상을 진행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의 일부만 폐기하고 북한의 핵무기 생산 능력은 인정하는 것인데, 결과적으로 북한의 오랜 숙원이 이뤄지는 상황이 전개되는 셈이다.

북핵 위기가 불거진 이래 30여년 간 미국의 행정부는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는 북한의 핵능력 개발의 원천 능력을 폐기 대상으로 삼는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 본인조차 첫 집권 때 '완전하고 검증할 수 있으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정책을 기반으로 대북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최근 워싱턴 조야에선 북한의 비핵화는 이제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새 정당 강령에서 '비핵화'라는 개념을 삭제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라인에서도 '핵보유국'이라는 발언이 나오고, 장기간의 대북제재가 북한의 핵능력 및 핵무기 개발을 막지 못했다는 판단이 나오는 것도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를 예고하는 요인들이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이같은 상황이 나쁠 것이 없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2022년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절대로 먼저 핵포기란, 비핵화란 없으며 그를 위한 그 어떤 협상도, 그 공정에서 서로 맞바꿀 흥정물도 없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김 총비서는 지난해 11월 '국방발전 2024'에서 한 연설에서는 "미국과 함께 협상주로의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본 결과 확신한 것은 초대국의 공존 의지가 아니라 철저한 힘의 입장"이라며 핵능력 포기를 전제로 한 미국과의 대화에 부정적인 언급을 내놓기도 했다.

이러한 김 총비서의 '요구'를 일부 수용한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김 총비서와 북한의 지도부에게는 '새로운 협상'을 본격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22일 우리나라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김 총비서가 또 한번의 시정연설을 통해 트럼프 2기 행정부를 향한 구체적인 메시지를 낼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상황이 전개되면, 정치적 혼란으로 외교적 대응력이 떨어진 한국의 입장에선 북미 대화에서 '패싱'을 당할 소지가 크다. 북미대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의 지위가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을 대외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 북한이 당장은 러시아와의 밀착에 더 집중하며 최대한의 반대급부를 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한국에게 다소간의 시간을 벌게 해주는 요인이다.

전문가들도 당장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만으로는 북미대화가 조속하게 이뤄지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후 외교·안보 정책의 우선순위는 해결 가능성이 높은 이슈인 러-우 전쟁이나 중동의 안정화에 맞춰질 것"이라면서 "이러한 이슈에서 성과를 과시한 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나 대화에 나서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somangchoi@dqdt.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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