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파면, 北 대외 전략에도 변수…현상 유지나 도발이냐
김정은 "北 붕괴 야망은 민주든, 보수든 같아"…무시 기조 유지 예상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에 대해 논평이나 비난 없이 사실관계 중심의 간략한 보도만 했다.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선고 당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인민군 특수부대를 방문하면서도 대남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북한이 차기 정부 출범 때까지 남한에 대한 의도적 무관심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지난 2023년 12월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한을 통일을 지향하는 민족이 아닌 서로 다른 두 국가로 새로 규정했다.
당시 김 총비서는 "괴뢰(남한) 정권이 10여차례 바뀌었지만,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의한 통일 기조는 변함이 없다"면서 "우리 제도와 정권을 붕괴시키겠다는 야망은 민주든, 보수의 탈을 썼든 다를 바 없다"라고 말하며 당분간 남한의 어떤 정치세력과도 대화할 의지가 없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북한이 윤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이렇다 할 정치적 메시지를 내지 않는 것도 아직은 남한과 '엮이지 않고 싶다'는 입장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남한의 정부가 바뀐다는 점에서, 내부적으로는 대남 전략의 변화를 준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남한 정부의 변화에 따라 한미, 한미일 관계에도 변화가 있기 때문에 북한은 남한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뒤 보다 포괄적 관점에서 전략을 수립하려 할 수도 있다.
새 대남 전략 수립과 북한의 유의미한 대응이 연말연초에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북한은 지난 2021년 수립한 국가 발전 5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데, 올해 말 혹은 내년 초에 열릴 것으로 보이는 노동당 9차 대회 때까지는 현재의 기조를 유지하고, 9차 당 대회에서 새로운 대외 전략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두 달가량 권한대행 체제를 이어가야하기 때문에 당장은 특별한 대북 수요가 발생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만일 어떤 접촉 계기가 발생하더라도 남북 양자의 사안이라기보다 미국이나 러시아 등이 개입이 된 다자 간 사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북한은 당장은 내부 사안을 먼저 챙기고, 남한보다는 러시아, 미국과의 관계 설정에 집중할 것"이라며 "정부는 북한에 대한 불필요한 자극을 피하고고 안정적인 상황 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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