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던 주애가 달라졌다…악수하고 귓속말 '北 민생 스킨십' 행보
살림집 준공 행사에서 과거와 달리 주민들과 직접 소통
"후계자로서의 전략적 위상 높여가고 있는 듯"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딸 주애가 북한 주민들과 악수하고 귓속말도 건네는 등 직접 소통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포착됐다. 그간 아버지 뒤에 서서 앞으로 나서지 않던 소극적 모습과 달리 적극적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으로, 주애의 위상이 후계자에 가깝게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다시 제기된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15일 딸 주애와 함께 참석한 '화성지구 3단계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 영상을 16일 보도했다.
영상 속 주애는 어머니 리설주를 연상시키는 특유의 반묶음 올림머리를 하고 하얀 블라우스와 검정 바지, 갈색 가죽재킷을 입은 채 등장했다. 또한, 굽이 높은 구두까지 신는 등 한층 성숙한 차림으로 공개행사에 참석했다.
주애는 무대에 올라 김 총비서와 나란히 앉아 공연을 관람하고, 김 총비서가 준공 테이프를 끊을 때는 바로 뒤에 서서 손뼉을 치는 등 아버지 곁을 지켰다. 준공식이 끝날 때쯤 김 총비서가 무대에서 내려와 주민들 가까이로 가자 주애 역시 뒤를 따랐다.
김 총비서가 아이를 껴안고 노인과 포옹하는 등 '애민주의' 행보를 보이자 주애 역시 주민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귓속말로 이야기를 건넸다. 김 총비서가 준공식 현장을 떠날 때 주애도 옆에서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로열 패밀리'로서 주민들의 '존경'을 받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이런 모습이 북한 매체에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 공개행보에선 다소 어색하거나 수줍은 표정으로 아버지 옆이나 뒤에 머무를 뿐 앞으로 나서지 않았던 것과 대비된다.
짧은 영상이지만 달라진 주애의 모습이 노출된 것은 치밀한 선전선동을 추구하는 북한 매체의 특성상 의도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도 과거보다 주애의 입지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한다.
백두혈통으로 김 총비서 옆을 지키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김 총비서의 부인 리설주나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과거 행보를 연상케 한다. 리설주가 1년 4개월째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는 것, 김 부부장이 최근 북한 매체의 영상이나 사진에서 구도 밖에 벗어나 있는 것 모두 주애에 대한 주민들의 주목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준공식에서 주애가 주민들과 소통하는 모습은 마치 영부인의 역할을 대행하는 측면도 있고, 후계자로서의 역할을 부여하는 전조 현상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면서 "여러모로 북한이 주애의 위상을 높여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영상에선 주애가 준공식 기념행사에서 예술인들이 부르는 노래를 따라 부르는 모습도 노출됐다. 이제 12~13살가량으로 파악되는 주애가 체제 선전 노래를 외우고 있다는 것은 주애에 대한 후계자 교육이 이뤄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2023년 3월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를 통해 주애가 정규 교육기관을 다니는 대신 평양에서 '홈스쿨링' 방식의 교육을 받고 있으며, 과목도 승마·수영·스키 등으로 다양하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7월엔 "북한은 김주애를 현시점에서 유력한 후계자로 암시하며 후계자 수업을 진행 중"이라고 보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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