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용원 지고 김재룡·리히용이 전면에…'규율 간부'가 뜬다"
김정은 밀착 수행 김재룡·러 푸틴 만난 리히용…활동 두드러져
조직지도부 출신 공통점…조용원 부재 등 간부사회 이상동향과 관련?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최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최측근인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돌연 모습을 감춰 신변 이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새로운 인물들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25일 미국의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 마이클 매든 연구원의 북한 지도부 변화 분석을 인용해, 최근 조직지도부 출신의 규율 담당 인사들의 활동이 활발하다고 보도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김재룡 당 규율조사부 부장과 리히용 당 비서 겸 간부부장이다. 매체는 "리일환과 조용원이 대중의 눈에서 사라지는 사이 리히용과 김재룡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라고 분석했다.
김재룡은 최근 김 총비서의 공개활동에 밀착 수행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고 있다. 지난 16일과 4일 평양 화성지구 3단계 1만 세대 살림집(주택) 건설 현장과 준공식에도 참석하는 등 최근 군 관련 행사를 제외한 대부분 일정에 동행하고 있다.
아직 김재룡이 김 총비서의 각별한 총애를 받는 듯한 장면은 공개된 적이 없지만 김 총비서의 최다 수행자로 꼽혔던 조용원과 리일환 당 비서가 각각 지난 3월과 1월부터 수개월째 공개 석상에서 자취를 감추면서 그의 존재감이 더 커진 모습이다.
리히용은 지난 2월 말 러시아 모스크바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접견한 인물이다. 당시 리히용은 노동당 대표단 단장으로 러시아를 찾았는데 정치적 입지나 위상이 높지 않은 데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외교상대국의 정상을 만나는 임무를 맡아 눈길을 끌었다.
리히용과 김재룡은 또 조직지도부 출신의 규율 담당 인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조직지도부는 노동당 전문부서 중에서 핵심 부서로 모든 간부들을 통제·감독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이들은 각각 당 중앙검사위원회 위원장과 당 중앙검사위 부위원장도 맡고 있다.
간부들의 기강 문제를 챙기는 이들의 부상은 조용원과 리일환의 부재를 비롯해 현재 북한 간부사회의 이상동향이 당 간부 기강 문제와 관련있다는 추측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1월 열린 당 비서국 확대회의에서 지방 간부의 비위 사건을 공개 질타한 이후 간부들의 '칼날 기강'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규율 담당 간부들의 역할이 확대됐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이들이 과거 조용원의 지휘 아래 조직지도부에서 일한 전력을 언급하며 이들이 경쟁 관계였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들이 김 총비서 정권에서 오랫동안 최고 권력 자리에 있었던 조용원을 견제하기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의미로 보인다.
다만 아직 조용원이 어떤 이유로 매체에서 사라진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국정원은 앞서 "(이들의) 신상 변동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동향을 지켜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조용원의 경우 최근 북한이 발행 예정이라며 공개한 새 우표 도안에 김 총비서와 함께 찍힌 사진이 사용됐고, 조선중앙TV 등에서도 과거 모습이 나오고 있어 일각에서는 숙청 등 고강도 처벌이 아닌 근신 등의 가벼운 처분을 받았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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