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승절 안가는 北 김정은…북중러 연대보다 파병 대가 극대화 집중
신홍철 주러 대사 참석 유력…주목도 떨어지는 다자외교 기피
김정은, 전승절 앞두고 군수공장 시찰…양자회담서 파병 대가 논의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러시아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전승절) 80주년 행사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도가 떨어지는 다자외교 무대보다 북러 간 양자회담을 통한 파병 반대급부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오는 9일 전승절 행사에 북한대표로 대사급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앞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고위급 인사의 참석 관측도 나왔으나, 보다 급이 낮은 신홍철 주러시아 북한 대사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김 총비서가 참석했다면 이번 전승절 행사 계기 북중러 3국 정상이 한자리에 설 가능성이 있어 그의 방러가 주목을 받았으나 일단 이는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가 전승절 행사에 불참한 데는 일단 다자외교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자외교는 양자회담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져 북한 최고지도자들이 참석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비서 역시 다자외교 무대에 선 적이 없다.
북중 관계가 애매한 점도 고려됐을 수 있다.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마주칠 가능성이 높은데 북러 밀착 이후 북중 관계는 여전히 회복되지 못해 불편한 상황이 연출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또 향후 있을지 모르는 북미대화를 계산한 행보일 수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북한을 향해 대화 시그널을 보내고 있어 현시점에서 미국을 향해 북·중·러 연대 강화를 각인시킬 필요가 없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전승절이 아니더라도 김 총비서가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우샤코프 보좌관이 언급한 '흥미로운 만남'도 북러 정상 만남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시점을 두고는 내달 푸틴 대통령의 평양 방문 1주년이나 6·25전쟁 발발 75주년, 오는 9월 동방경제포럼 등이 계기로 거론된다. 북러 간 이익 극대화 시점이 맞아떨어질 때라면 특정 계기를 벗어난 접촉도 언제든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는 북러 정상 간 양자 회담을 통해 '파병 반대급부'를 최대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총비서가 전승절을 앞둔 시점에 포탄과 탱크 생산 공장 등 군수공장을 연이어 방문한 사실도 주목된다. 김 총비서는 포탄 생산 공장에서 포병 무력 강화와 포탄 생산 증대를 강조했는데, 이는 러시아에 수출해 온 포탄 등 군수품을 확대해 경제적 실익을 챙기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에 대해 "러시아의 대량 포탄 수요를 맞추기 위한 생산능력을 확장하고 러시아 전선 지원을 위한 생산 체계 강화를 위한 것"이라면서 "향후 파병·무기 공급의 후반 지원체계 강화를 위한 점검인 동시에 외화와 기술 확보, 향후 보다 긴밀한 러시아와의 기술협력 맞교환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somangchoi@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