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러 '반대급부' 제공 약속 압박 위해 러시아 방문 연기"
"북한, 현실적 '청구서' 준비에 박차 가할 것"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전승절' 기념 열병식에 불참한 이유가 러시아의 반대급부 제공 약속 이행 지연에 대비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인태,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5일 '러시아 전승기념일 계기 러북관계 주요 동향' 보고서에서 "북한은 김정은의 방러와 러북 정상회담 개최를 러시아의 약속 이행을 추동하기 위한 '에이스 카드'로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김 총비서의 열병식 불참은 물론이고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같은 고위급 인사도 보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13개국이 참여한 열병대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쿠르스크에 파병된 북한군 장성들을 참가시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게 하며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 총비서는 자신의 열병식 참석이 푸틴 대통령이 외교적 성과를 자랑할 수 있는 요인만 되고,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받을 반대급부의 가치를 높일 요인은 아니라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신 참전 군인들을 열병식에 참가시켜 러시아에 '약속을 지켜야 한다'라는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두 수석연구위원은 김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은 러시아의 반대급부 제공 약속 이행이 잘 이뤄지지 않거나, 반대로 순조롭고 안정적인 반대급부 제공이 확인되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러북 신조약 체결 1주년(6월 19일) 전후, 혹은 8월 15일 '조국해방의 날'이 김 총비서가 러시아 방문을 결심할 계기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반대급부로 바라는 것은 현재 러시아가 약속한 것보다 더 많을 수도 있다고 봤다.
지난해 6월 러북 정상회담 이후 1년여간 북한은 러시아에 군대를 파병하고 포탄, 미사일 등 군수 물자를 보내는 등 물심양면으로 러시아를 지원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일부 무기 관련 기술과 경제적 지원 등 반대급부를 제공하고 전방위적으로 러북 협력을 확대했지만, 이는 북한의 전반적인 수요에 비해 여전히 한정적일 수 있다고 두 수석연구위원은 지적했다.
북한은 동맹관계 수립에 이어 한 단계 높은 차원에서 정치, 군사, 경제, 외교 등 포괄적인 성과가 긴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김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을 통해 더 많은 청구서를 제시해 높은 목표를 현실화하려는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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