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이견을 보이고 있는 반도체특별법과 연금개혁,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톱다운 방식'으로 합의에 이를지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에서는 추경의 경우 합의 여지가 높고, 반도체법과 연금개혁에 대해선 여야가 입장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2월 임시국회 합의가 불투명하다고 보는 분위기다. 다만, 정부 및 여야 대표가 12·3 계엄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민생 의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통 큰 합의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리는 국정협의회에서 만난다.

당장 급한 추경은 여야 협의 여지가 생기면서 합의가 유력하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18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 당의 추경 편성 원칙은 '가장 절실한 곳에 가장 먼저 쓴다'는 핀셋 추경"이라며 "야당과도 얼마든지 협의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당초 국민의힘은 '주52시간 근무제 적용 예외' 조항을 포함한 반도체특별법 처리와 국회 연금개혁특위에서 연금개혁을 논의하는 것을 전제로 추경 논의에 임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해당 상임위에서 두 안건 모두 여야 이견으로 합의가 불발됐음에도 국민의힘이 민주당과 협의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추경은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최 대행도 국무회의에서 "20일 국정협의회에서 추경에 대해 반드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의지를 보였다.

다만 추경 규모에 대해서는 진통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민생 회복 소비 쿠폰' 예산 13조 원을 포함한 35조 원 규모의 추경을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포퓰리즘 추경'이라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바람직한 추경 규모로 15조~20조 원을 제시했다. 따라서 이 대표가 소비쿠폰 예산을 철회하는 것으로 추경이 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추경과 달리 연금개혁과 반도체특별법 합의는 요원하다.

연금개혁의 경우 민주당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모수개혁(내는 돈+받는 돈)만이라도 먼저 처리하자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연금특위를 구성해 구조개혁까지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연금개혁은 보험료율(내는 돈)과 소득대체율(받는 돈)에 있어 여야가 일정 부분 합의한 적이 있다. 따라서 복지위냐 연금특위냐를 둘러싼 의견 접근만 이뤄진다면 합의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

가장 까다로운 건 반도체 특별법이다. 최대 쟁점인 주52시간 근무제 예외 적용에 있어 민주당은 추후 논의를, 국민의힘은 일괄 처리를 주장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더군다나 이 대표가 국정협의회 다음날인 21일 주52시간 근무제 예외 적용에 강하게 반대하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지도부를 만날 예정이어서 당장 여야의 합의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에서 이 대표가 제안한 '추후 논의'를 받아들인다면 합의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주52시간 근무제 적용 예외 조항을 뺀 나머지 항목에서는 여야의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국정협의회는 이밖에 이 대표가 다시 공론화한 상속세법 개정안과 대전 초등학생 사망 사건 후속대책, 소위 문턱을 넘은 에너지 3법(전력망확충법·고준위방폐장법·해상풍력특별법) 등을 두고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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