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복귀 시동' 당내 견제 목소리…"빨리 피는 꽃, 빨리 시든다"
'권-권' 체제로 당 안정 이뤘는데 다시 분열 우려
몸 낮춘 친한 "계속 우리끼리 싸우면 이재명만 좋아"
- 정지형 기자, 박기현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박기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저서 출간으로 사실상 '대권 행보'에 나서면서 당내 견제 목소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27일 오전 비상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한 전 대표에 관한 질문에 "빨리 피는 꽃은 빨리 시들기 마련"이라고 했다.
한 전 대표가 12·3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여파로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복귀에 시동을 걸고 있는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원내수석대변인은 "물러난 지 2개월밖에 안 됐는데 (복귀가) 너무 빠르지 않나 생각한다"며 "조금 더 숙의하고 경험을 쌓으면 훌륭한 정치인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 전 대표는 전날 출간된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를 통해 계엄 사태를 마주하며 느낀 소회와 당시 있었던 비화, 대권 도전 의지 등을 풀어냈다.
정치권에서는 한 전 대표가 저서 출간을 발판으로 본격적인 조기 대선 준비에 나섰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여권에서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라는 '권-권' 투 톱 체제가 들어서며 당이 안정된 현시점에서 한 전 대표가 다시 등판하는 것에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전 대표 시기 용산과도 극심한 갈등을 겪었고 당내에서조차 분열이 커졌는데 같은 일이 반복되지 말란 법이 있나"라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도 "본인 입장에서는 조급함이 들어서 복귀를 서두르는 것 같다"고 했다.
다만 김 원내수석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당이 위기를 잘 극복해 국민께 하나 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는 맞는다"며 "친한(친한동훈)계, 친윤(친윤석열)계는 없다"고 확전을 경계했다.
친한계에서는 친윤계에서 나오는 비판을 의식한 듯 다소 몸을 낮추는 모습이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홍준표 시장도 책을 냈고 오세훈 시장도 책을 낸다고 한다"며 "정치인이 책을 통해서 생각을 밝히는 것은 큰 정치적 이벤트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황"이라고 했다.
또 신지호 전 전략기획부총장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한 전화 인터뷰에서 "친한, 친윤으로 계속 지지고 볶고 싸우면 적전분열"이라며 "이재명 대표에게 좋은 일만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 전 전략기획부총장은 한 전 대표가 저서에서 계엄 수습 과정에서 지지자들께 아쉬움을 드려 죄송하다고 언급한 것은 윤 대통령 지지층이 결집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꼭 그런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대표직을 사퇴할 때 지지자에게 사죄한 것을 조금 더 자세히 서술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북콘서트를 계획 중인 한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움직임에 나설 경우 당내 차기 대권 주자 간 견제도 격화할 전망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날 MBC 백분토론에 출연해 "탄핵과 정국 혼란 책임은 윤 대통령에게도 있지만, 한 전 대표도 똑같이 져야 한다"고 견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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