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단일화는 내가" 하루만에…국힘4강 견제구 세졌다
권영세 '단일화 지원 요청' 보도에 한동훈 "패배주의" 洪 "무슨 권한"
韓차출론에 쌓인 불만 폭발…국힘 지지층 88% 韓출마 요구도 부담 작용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들이 28일 권영세 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대철 대한민국 헌정회장에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단일화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에 대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당 지도부가 진행 중인 경선이 아닌 외부인사와 단일화를 바라보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지만, 전날까지만 해도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를 자임하며 지지층 표심 공략에 나섰던 국민의힘 후보들이 한 권한대행을 향한 견제를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대철 회장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도 "한 권한대행이 나를 찾아온다고 그러니 (권 위원장이) 구체적으로 말은 안 했지만 관심 좀 가져달라, 좀 만들어 달라고 하더라"고 밝혔다. 권 비대위원장이 정 회장에게 향후 한 권한대행과 국민의힘 후보의 단일화를 위한 역할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 경선 주자들은 이를 두고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한동훈 후보는 "적절치 않다"며 "국민의힘 경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자꾸 그런(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얘기를 하는 것이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건 패배주의"라고 비판했다.
홍준표 후보는 "지도부가 끼어본들 지도부에 무슨 권한이 있는가"라고 했고, 홍 후보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김대식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4명의 후보가 나와 있는데 4명은 (한 권한대행의) 페이스 메이커인가"라고 반발했다.
이같은 반응은 경선 중 제기된 '한덕수 차출론'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이들은 외부 인사인 한 권한대행이 부각되자 경성 흥행 실패 우려와 함께 자신들을 들러리로 만들고 있다며 불만을 가져왔다.
신동욱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권 위원장 통화에 대해 "잘 모르겠으나 당이 공식적으로 언급하거나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움직이는 부분은 없는 것 같다"며 선을 그은 것도 이같은 이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경선 주자들에게 한 권한대행에 대한 보수층의 높은 기대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도 날선 반응을 보이는 이유로 꼽힌다.
엠브레인퍼블릭이 지난 23일 문화일보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의 83%가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한 권한대행과 또 한 번의 단일화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신경전을 시작했다는 관측이다. 홍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당한 정권의 총리·장관이 대선 출마하는 것이 상식에 맞냐"며 한 대행과 김문수 후보를 직격했다.
한 후보 캠프 특보단장을 맡고 있는 신지호 전 의원은 "심판해야 할 사람이 선수로 뛰겠다고 하면 명분이 취약하다"며 "한 권한대행이 출마하면 삼중고(출마 명분 취약·무소속 핸디캡·낮은 지지율)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안철수 후보도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이재명과 같은 공직자 출신, 즉 시·도지사, 장관 같은 상대로 이길 수 없다"며 한 권한대행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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