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 발언 사라지고 현안 최우선…이재명, 3년 전 '첫날'과 비교해 보니
당 후보 선출된 뒤 첫날, 과거와 2025년 '같으면서 달라'
과거처럼 AI 현장 '현안' 행보…대전현충원→서울현충원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년 만에 다시 대권에 도전하는 가운데 후보 선출 이후 첫날 행보가 3년 전과 차이를 보였다. 다만 현안 최우선주의 기조는 동일했다.
29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후보는 지난 27일 89.77%라는 역대 최고 득표율로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 28일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 참배와 당 최고위원회의, 경기 이천 SK하이닉스에서 열린 'AI(인공지능) 메모리 반도체 간담회'에 참석했다.
후보 수락연설에서 "대통령의 제1과제인 국민통합의 책임을 확실하게 완수하겠다"고 말한 이 후보는 서울현충원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뿐 아니라 보수 진영의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자민련 총재를 거쳐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국무총리를 지낸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묘역을 두루 참배했다. 박 회장 묘역 참배는 예정에 없던 일정이었다.
이는 3년 전 대선 후보 첫 일정으로 대전현충원을 찾은 것과 비교된다. 대전현충원에는 전직 대통령 중 최규하 전 대통령 묘역만 있다. 당시 이 후보는 서울현충원을 참배할 경우 대통령 묘역 참배 여부에 따라 다양한 정치적 해석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대전현충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선 후보로서 공식 선거운동 첫날에는 서울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당 지도부와의 첫 상견례 자리에서의 메시지는 특히 달랐다.
이 후보는 3년 전 지도부와의 첫 면담에서 부동산 개혁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 후보는 "노동이 아니라 불로소득을 통해서 편하게 살겠다는 것이 꿈이 되는 나라에 미래가 있겠냐는 생각이 든다"라며 "부동산 불로소득은 원칙적으로 공공이 다 환수하는 제도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는 이같이 '센 발언'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 후보는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은 갈가리 찢어지지 않도록 통합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라며 "민주당 (대선) 후보이지만 동시에 온 국민의 후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당내 경선 기간 내내 강조한 '통합'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다만 현안 최우선주의는 3년 전과 같았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첫 공약으로 AI를 택하고 첫 행선지로 AI 스타트업 '퓨리오사'를 찾았던 이 후보는 대선 후보로서의 첫 현장 행보 또한 SK하이닉스를 방문해 'AI 최우선주의'를 일관되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용을 표방한 성장, 중도보수를 전면에 내세워온 이 후보는 회사 관계자들과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경제 활성화의 주체는 기업임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 경제라고 하는 게 결국 기업 활동으로 유지될 수밖에 없는데 국민의 민생을 책임지는 우리 정치도 경제 성장과 발전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이던 3년 전, 당 대선 후보 확정 후 첫 현장 행보 장소로 충북 오송의 질병관리청을 택했다. 이 후보는 정은경 당시 질병관리청장과의 면담 등 전 일정을 비공개로 소화했다. 이 후보는 신속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정 청장이 건의한 여러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당 관계자는 "3년 전 이 후보는 이낙연 후보에게 0.29%포인트(p) 차이로 간신히 이겼고 그 여파가 후보 선출 이후에도 지속됐으며 현직 도지사 신분이란 점이 작용해 조심스러운 언행을 한 바 있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 후보로) 당선됐고 나라의 통합과 경제 성장을 중시하고 있는 만큼 첫날 행보가 (다소)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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