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본 김문수…'한덕수와 경선으로 끝까지 간다'
'담판' 의미 콘클라베 쏠리는 의원들…金측은 "컨벤션 효과 필요"
단일화 룰 이견에 빅텐트 성사 쉽지 않을 듯…'무용론' 목소리도
- 서상혁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보수 빅텐트'를 선언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도 단일화를 위한 채비에 한창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권한대행은 오는 1일 직을 내려놓고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화할 전망이다. 이미 여의도 인근에 캠프를 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건은 단일화 방식이다. 김 후보 측은 지금까지 '콘클라베'(추기경들이 폐쇄된 장소에서 무제한 회의를 열어 교황을 선출) 방식이나 토론 및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등을 언급해왔는데 '한덕수 차출론'을 띄우는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는 전자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현 상황에서 콘클라베는 담판의 의미를 갖고 있다.
반면 김 후보 측은 끝까지 싸워보겠다는 의지가 강해 후자로 기우는 기류다. 치열하게 경쟁해야만 '컨벤션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과거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사례를 두고 극적 반전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
콘클라베 방식은 별도 경선이 아닌 본선 경쟁력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특정 후보를 보수 진영 대표 선수로 선출하는 것이다. 경선 전부터 거론됐던 '한덕수 추대론'이 기저에 깔렸다.
하지만 김 후보 캠프 내부에서는 '원샷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단일화를 하더라도 치열한 경쟁을 통해 후보를 뽑아야 흥행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른바 '한덕수 추대론'에 대해서도 불쾌하다는 분위기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신속과 공정이라는 원칙으로 단일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담판을 지어서 한 사람이 사퇴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한덕수가 무슨 구세주인가"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 후보가 선출된다면 전당대회로 당원의 선택을 받은 것인데, 그것을 담판 방식으로 단일화한다는 것은 절차적으로 맞지 않다"며 "서로 치열하게 경쟁해야 단일 후보로서 정당성도 확보되고 지지자의 관심을 받는 컨벤션 효과도 일어난다"고 했다.
김문수 캠프 내에서는 원샷 경선에서 '반전'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흐른다.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 한 권한대행과의 경선에서 여론 뒤집기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김 후보의 한 측근은 "한 권한대행으로 단일화를 한다고 해도 본선에서 이긴다는 보장이 있나"라며 "자신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단일화를 하겠다는 사람이 있겠나"라고 했다.
원샷 경선이 이뤄지게 되면 지난 2002년 대선 국면에서의 '노무현-정몽준' 모델이 유력하다. 당시 두 후보는 한 차례 TV 토론 후 두 곳의 여론조사 업체를 통해 국민여론조사를 진행했다. '○○○님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경쟁할 단일 후보로서 노무현과 정몽준 중 누구를 지지하십니까'가 문항이었다.
당시 김 후보는 이회창 후보 캠프에서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를 지켜봤다. 김 후보는 전날(29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정몽준 후보가 이길 것으로 봤는데 노무현 후보가 이겼다"며 "극적인 반전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 권한대행 출마를 앞두고 국민의힘 내 단일화 룰을 둘러싼 이견이 표출되면서 빅텐트가 성사되기까지 애를 먹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동훈 후보 역시 빅텐트에 아직까지 유보적인 입장이며,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한 권한대행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지지율 차이가 현격하게 벌어져 있는 만큼 '단일화 무용론'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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