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50% vs 한덕수+이준석 44%…보수 최강 조합에도 李 '승'
[뉴스1 여론조사] 이재명, 삼자·양자구도 50%대 독주
'보수 단일화' 지지층 겹쳐 '단순 합산' 수준 시너지 한계
- 심언기 기자,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한재준 기자 =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단일화 논의가 한창이지만 현재까지 구도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넘어서기는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일한 가능성은 1차로 김문수 후보가 한덕수 후보로 단일화한 뒤 이준석 후보까지 가세하는 보수 빅텐트가 성사될 경우다.
역대 대선에선 4차례 단일화 사례 중 3차례가 성공적 결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 외 보수 지지층이 겹치는 이번 대선은 단일화 성공 공식을 단순 적용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4~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선후보 선호도는 △이재명 50% △한덕수 21% △김문수 14% △이준석 5% △없음(8%) 순으로 나타났다.
이재명-한덕수-이준석 3자 대결 시 △이재명 50% △한덕수 36% △이준석 8% △없다 6% 순으로 나타났다. 이재명-한덕수 후보 간 차이는 14%p로 두 자릿수였다. 다만 이재명 대 한덕수+이준석 후보(44%) 간 차이는 6%p로 3자·양자 대결을 통틀어 가장 지지율 차이가 적은 조합이었다.
이재명-김문수-이준석 3자 대결 시 △이재명 51% △김문수 33% △이준석 8% △없다 7% △모름/응답거절 1%를 기록했다. 이재명 대 김문수 후보 간 차이는 18%p, 이재명 대 김문수·이준석(단순 합산) 후보 간 차이는 10%p로 오차범위 밖이다. 김문수 후보가 단일화 시너지효과에 있어 한덕수 후보에 비해 약한 점이 드러난다.
양자대결 시 이 후보는 53~55%의 안정적 과반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이재명 54% vs 김문수 38% △이재명 55% vs 이준석 29% △이재명 53% vs 한덕수 40%를 기록했다. 어떤 후보로 단일화를 해도 이 후보가 13%p 이상 넉넉한 차이를 보였다.
이재명·이준석 후보와 김문수·한덕수 단일화를 가정한 3자 대결 시 조사에서도 이 후보는 50~51%의 안정적 지지도를 유지했다.
민주화 이후 역대 대선에서는 4차례 단일화 중 3차례가 승리로 이어졌다.
첫 사례인 1997년 제15대 대선의 DJP 연합은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를 1.53%p차로 눌렀다. 2002년 제 16대 대선에서도 노무현·정몽준 후보 간 단일화는 2.22%p 차 승리로 이어졌다.
세 번째인 2012년 제18대 대선 당시 단일화는 실패로 귀결됐다. 당시 문재인·안철수 후보는 박근혜 후보에게 3.53%p 차이로 패배했다. 가장 최근인 2022년 제20대 대선에서는 윤석열·안철수 후보가 선거 6일 전 단일화를 성사시켜 이재명 후보에게 0.73%p 차이로 신승했다.
75%의 성공률을 보인 단일화는 대선 국면에서 유용한 전략이지만 18대 대선에서 보듯 승리를 담보하는 카드로 보긴 어렵다.
DJP 연합은 호남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충청권 맹주 김종필 전 총재의 지역적 결합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는 진보와 보수 간 시너지 효과를, 윤석열·안철수 사례는 보수와 중도표 결합 효과를 누렸다는 분석이다.
반면 문재인·안철수 단일화는 정치 초년생으로서 개혁적 성향이 강한 안철수 당시 후보와 진보 진영의 문재인 후보 간 결합이 큰 시너지를 내지 못한 사례로 꼽힌다.
이번 대선 역시 진보 진영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사실상 단일 후보로 나선 반면, 범보수 진영의 세 후보는 돋보이는 특장점 없이 보수 진영 표를 나눠 갖는 구조이다. 이 때문에 단일화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보수와 진보 표가 결국 양분되는 특성의 대선에서 승패는 중도층이 좌우해왔다. 다자 구도에서조차 이재명 후보가 중도 성향에서 55%의 지지를 받는 상황에서 보수 진영 내 '교통정리'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도층만 살펴보면 이 후보는 '이재명-김문수-이준석'과 '이재명-한덕수-이준석' 3자 가상대결에서도 각각 56%, 54%의 안정적 지지를 확보했다. '이재명 대 김문수·이준석·한덕수' 양자 대결 역시 이 후보는 각각 61%, 61%, 58%의 중도층 지지를 얻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단일화는 지지층의 외연 확장 또는 기존 지지층의 표를 한 사람에게 몰아주는 두 가지 효과"라며 "(보수 진영 후보들은)유사한 이미지라서 효과가 없다. 한쪽으로 몰아주는 효과는 있지만 그 이상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교수는 "김문수·한덕수 후보 간 단일화가 아닌 이낙연 전 총리가 한덕수 후보와 결합하는 것은 다소 의미가 있다"면서도 "그 효과가 얼마나 나올지도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가상번호)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15.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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