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김문수 본선행 ②한덕수 교체 ③후보 미등록…단일화 분수령
단일화 시계제로…국힘, 4가지 시나리오로 분열 기로
김문수냐 한덕수냐, 빅텐트 고사하고 후보도 못낼 판
- 한상희 기자, 박기현 기자, 박소은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박기현 박소은 기자 = 6·3 조기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을 이틀 앞둔 9일, 국민의힘이 '반 이재명 빅텐트'는커녕, 후보조차 내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발표될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에서 한덕수 무소속 대통령 예비후보가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를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당 지도부는 이를 바탕으로 강제 단일화 절차에 착수했다.
김 후보는 이런 지도부의 행보를 "반민주적 행위"로 규정했다. 그는 자신이 "경선을 거쳐 선출된 정통성 있는 후보"라며 법원에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위 인정 가처분 신청까지 제기한 상태다. 김 후보를 지지하는 당협위원장들이 신청한 후보 교체를 위한 전국위원회 소집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있다. 양측이 모두 물러서지 않으면서 국민의힘 선택지는 크게 네 가지로 압축됐다.
단일화가 끝내 무산될 경우, 김 후보가 기호 2번 후보로 본선에 나서는 시나리오다.
이날 김 후보가 전격적으로 의원총회에 참석하면서 일각에선 극적 타결 가능성도 거론됐다. 하지만 기존 입장을 반복하면서 이 시나리오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김 후보는 이날 의총에서 "당 지도부는 현재까지도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해 온갖 불법부당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며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하는 반민주적 행위를 즉각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단일화에 응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해결책이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왔겠느냐"며 "시간은 김 후보 쪽에 있다.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하면 지도부의 단일화 로드맵은 무산되고 김 후보는 그대로 후보로 확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도부는 이날 오후 발표될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를 열어 당 후보를 한 후보로 교체 등록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 후보의 경쟁력이 김 후보를 상회한다는 판단이 지도부 내 지배적이다. 또 지난해 총선 공천 당시 장예찬 전 최고위원 사례처럼, 법원이 당의 공천 판단 권한을 인정할 것이라는 기대도 걸고 있다.
등록 마감일 당일(오는 11일) 전당대회를 열고,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원회 현장에서 후보 교체 서류를 기습 제출하는 전략도 거론된다.
다만 김 후보 측은 전당대회 금지 가처분과 별도로 대선 후보 지위 확인 가처분까지 제출한 상황이다.
율사 출신 의원들 사이에선 "당헌·당규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무리수를 두면 사법 리스크를 자초할 수 있다"는 반대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 후보는 기호 2번, 한 후보는 기호 3번으로 각각 출마하는 방안도 있다.
김문수 캠프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윤상현 의원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원 20명이 탈당해 신당을 만들고, 한 후보를 대선 후보로 내세우자"고 제안했다. 이는 11일까지 단일화가 불발될 경우를 대비한 플랜 B다.
20명 이상이면 원내교섭단체 요건을 충족해 13일 지급되는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또 한 후보는 투표용지 인쇄 직전인 24일까지 완주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아직 본격적인 논의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지도부만 결단해주면 움직이겠다"는 기류도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감지되고 있다.
가장 극단적인 시나리오는 국민의힘이 대선 후보를 아예 내지 않는 미등록 사태다.
김 후보는 당의 의결 없이 등록이 불가능하고, 한 후보도 국민의힘의 조직적 지원 없이 독자 완주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뉴스1과 만나 대선후보 등록 직인을 찍지 않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예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지만 가능성은 남아 있는 상태다.
이 경우 대선은 이재명·이준석 양자 구도로 전개될 전망이다. 당 일각에선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를 범보수 진영의 대안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협상 결렬로 한 후보가 대선 출마를 중도 포기할 경우 김 후보의 '단일화 버티기'에 실망한 보수층 일부가 이준석 후보 지지로 이탈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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