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구·화성=뉴스1) 한재준 박기현 임윤지 기자 = 6·3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12일 각 주자가 유권자 표심을 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우리나라 반도체·IT산업이 몰려 있는 판교·동탄과 대전으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보수 진영 텃밭인 대구로 향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서울 대학가를 찾아 젊은층 공략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출정식을 열고 "민주당 후보인 동시에 내란 종식과 위기 극복, 국민 행복을 갈망하는 모든 국민의 후보로서 이번 선거에 임하겠다"며 "더 낮은 자세로, 대통령의 제1 사명인 국민통합에 확실하게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발 통상 위기와 인공지능(AI) 무한 경쟁을 이겨내려면, 강대국 틈에서 새우 등 터지는 신세가 되지 않으려면 온 국민이 단결하고,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며 "더 이상 과거에 사로잡혀 이념과 사상, 진영에 얽매여 분열하고, 갈등할 시간도, 여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부터 보수의 문제란 없다"며 "오로지 대한민국의 문제, 국민의 문제만이 있을 뿐"이라고 외쳤다.

'국민통합'을 외친 이 후보는 보수 진영의 상징색인 빨간색과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이 섞인 선거 운동복과 운동화를 착용하며 통합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있는 경기도 화성, IT 기업이 집중된 판교, 연구단지가 밀집한 대전을 연달아 찾아 유세를 시작했다. 이른바 'K-이니셔티브 벨트'로, 이 후보의 성장 담론을 상징하는 곳이다. 이 후보는 10대 공약 첫 순으로도 AI 등 첨단 산업 육성책을 내놨다.

이 후보는 화성 센트럴파크 유세에서 "이념이니, 진영이니, 색깔이니, 지역이니, 그게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며 "진짜 중요한 건 국민들 먹고 사는 문제, 민생, 경제, 평화, 안전 아니겠냐"고 통합론을 이어갔다.

대전 유세에서는 "빨간색이면 어떻고, 노란색이면 어떻고, 파란색이면 어떻냐. 왼쪽이면 어떻고, 오른쪽이면 어떻냐"며 "인생도 짧은데 유치한 정권 다툼 놀이 그만하고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한번 만들어 보는 게 진정한 행복 아니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할 일이 태산 같다. 대통령의 1시간은 52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는 것"이라며 "그 권력을 누군가를 괴롭히는 데 쓰느라 시간을 낭비해서야 되겠나"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유세에 앞서 판교에서 개발자들을 만나 스타트업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서울 가락시장에서 유세를 시작했다. "시장 대통령, 민생 대통령,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민생 경제를 전면에 내세운 김 후보는 이날 오후에는 국립대전현충원과 대구를 잇달아 방문해 보수층 공략에 집중했다.

김 후보는 보수 진영의 심장인 대구에서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 서문시장부터 전국에 모든 시장이 잘되는 '시장 대통령'이 되겠다"며 "우리 서민들 민생이 넉넉하고 훈훈하게 되는 그런 '서민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첫 사과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대구 유세를 통해 '집토끼'를 챙기는 한편 중도층 표심까지 잡아두려는 전략적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 후보는 대구 유세 직후 채널A 뉴스에 출연해 "계엄을 한 부분에 대해서 국민들이 굉장히 어려워한다. 경제라든지 국내 정치도 어렵지만 수출, 외교 관계 등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이 부분은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계엄으로 인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상계엄 (국무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지만, 저는 만약 갔더라도 찬성을 안 했을 것"이라며 "비상계엄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한 번도 찬성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

김 후보는 대구 유세에 앞서 국립대전현충원에서 문광욱 일병, 서정후 하사 등 연평도 포격 전사자 묘역과 나현민 해군 상병, 한주호 준위 등 천안함 전사자 묘역을 참배했다.

전라남도 여수 산업단지에서 선거운동을 개시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는 이날 연세대를 찾아 유세를 이어갔다. 젊은 후보라는 강점을 앞세워 20대 표심 공략에 나선 것이다.

이 후보는 연세대 학생식당에서 학생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한 뒤 "이준석 정부가 출범하면 어느 정부보다 대한민국 젊은 세대의 문제를 과감한 방식으로 다루겠다"고 약속했다.

'미래를 여는 선택, 새로운 대통령'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 후보는 유세에 앞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 교환이 아니라 정권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이라며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니고 앞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에는 청계광장에서 출정식을 열고 "지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이재명이라는 사람에게 패배를 안겨줬던 기억이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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