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련미' 이재명·'강단' 김문수·'속도' 이준석…TV토론, 누가 빛 볼까
'1강·1중·1약', 중앙선관위 주최 3번의 TV토론…권영국도 참가
역대 대선 TV토론 때 노무현 국민적 주목…"요새는 쇼츠 중요"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김문수·개혁신당 이준석 대통령 후보가 오는 18일 TV토론을 통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전 국민 앞에 함께 선다.
'1강-1중-1약'이 명확한 이번 대선에서 TV토론이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6일 선관위 주최 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토론회가 18일 경제 분야, 23일 사회 분야, 27일 정치 분야를 주제로 열린다고 밝혔다.
각 토론회는 지상파 방송사와 국회방송, KTV국민방송, 복지TV, 아리랑TV, 유튜브(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중앙선거관리위원회), 네이버TV, 카카오TV 등에서 생중계된다.
세 차례의 TV토론에는 세 후보 외에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가 참여한다. 권 후보는 원외정당 소속이나 2022년 지방선거에서 전신인 정의당이 광역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 득표율 3% 이상을 얻어 참가한다.
이재명·김문수·이준석 세 후보는 첫 TV토론부터 뜨거운 공방을 예고했다. 누구 하나 말솜씨로는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이다.
당내 경선까지 포함해 세 번째 대선에 나선 이재명 후보의 경우 상대보다 노련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이번이 첫 대선 TV토론이다.
김문수 후보는 차분함과 강단으로 상대의 공격을 막고 역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후보는 속도감 있는 논리가 다른 후보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특히 세 후보 중 지지율이 가장 낮은 이준석 후보는 TV토론을 반등의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이다.
1997년 대선에서 처음 도입된 TV토론은 다양한 매체의 발달로 관심도가 줄어드는 추세이나 여전히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
이번 대선이 비상계엄으로 인한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지는 조기 대선이란 점에서 이런 관심은 더 클 수밖에 없다. 토론회 후 각종 '짤'(쇼츠)이 생성되고 이것이 유권자의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단 점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도 있다.
역대 대선 TV토론을 보면 토론회 후 지지율이 반등하며 유의미한 변화를 끌어낸 인물이 적잖았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논리정연한 말솜씨와 소통 능력으로 국민적 주목을 받았다. 토론회를 거치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린 그는 결국 당선이 가장 유력했던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꺾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당선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2017년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TV토론 후 긍정적인 평가를 끌어내며 선전한 바 있다.
심 후보의 경우 여성과 청년층에서 '할 말은 하는 후보'라는 이미지를 얻어 향후 정치적 자산으로 삼기도 했다.
반대로 역풍을 불러일으킨 적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다. 당장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손바닥에 쓴 '왕'(王)자가 보이며 무속 논란에 휩싸였다. 윤 전 대통령의 무속 논란은 임기 내내 그를 쫓아다녔다.
대선 TV토론에서는 상대였던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RE100'(Renewable Energy 100%, 기업 전력 100% 재생에너지 사용 캠페인)에 관해 물었을 때 용어 자체를 '잘 모른다'는 취지로 답하며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이 후보의 경우 "우리가 곧 기축통화국(국제외환시장에서 금융거래의 중심이 되는 통화, 대표적으로 미국 달러)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2012년 대선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박근혜 후보(새누리당)를 떨어뜨리려 나왔다"고 말했다가 보수층 결집을 부른 것도 TV토론 역사에서 패착으로 꼽힌다.
각 캠프는 과거와 달리 발달한 휴대전화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1분 내외의 짧은 영상(쇼츠)도 신경 쓰는 분위기이다. 한 캠프 관계자는 "토론회 시청률보다 토론회 후 이어지는 각종 '짤'이 표심에 더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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