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일창 박소은 손승환 원태성 기자 = 제21대 대통령 선거 첫 TV토론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집중 견제로 점철됐다.

특히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의식해 이재명 후보 맞상대는 자신임을 부각하기 위해 이 후보에게 '게릴라식' 질문을 퍼부으며 눈길을 끌었다.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의 공세에 "너무 극단적이고 편협한 사고"라며 방어했다.

첫 토론회에서 세 후보는 전력을 쏟아내기보다는 서로의 전력을 살피는 탐색전 모습도 보이면서 감정 섞인 공세가 벌어지는 난타전으로 확전하지는 않았다.

18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후보자 초청 1차 토론회(경제 분야)에서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제1공약인 인공지능(AI)으로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이준석 후보는 "전 국민 AI를 한다고 했는데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것인가"라며 "AI가 갈라파고스가 되는 것 아니냐"라고 물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너무 비관적으로 보는 것"이라며 "민간기업과 연합해서 공동 개발하면 (이준석 후보가 생각하는) 12조원 정도의 예산이 들지 않는다"고 맞섰다.

이준석 후보가 재차 "세 가지 AI 기술이 있다면 하나를 선정할 것인가"라고 하자 이재명 후보는 "합동으로 연구개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에 "AI 천하통일"이라고 비꼬았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말한 '호텔 예약' 경제 순환론도 꺼내 공격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호텔경제론은 한계소비성향을 1로 해서 계속 돈다. 무한 동력이다"라고 비판하자, 이재명 후보는 "극단적으로 단순하게 설명한 것으로 이준석 후보가 이해를 못 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이준석 후보의 '치고 빠지기식' 질문은 토론 내내 이재명 후보를 향해 계속됐다.

이재명 후보가 지난 13일 대구 유세에서 "중국에도, 대만에도 쎼쎼(谢谢·고맙습니다) 했다"는 발언을 두고 이준석 후보는 "미국 입장에서 한국이 북한이랑 싸워도 (같은 맥락으로) 쎼쎼하면 되나"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후보는 "외교에 있어 하루 자고 일어나면 답변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인다"며 "그럼 신뢰가 떨어져서 외교에서 불리하다. 양안 관계에서 유사시 개입하겠다는 것인가 아닌가"라고도 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모든 상황을 가정해서 극단화시켜서 판단하면 문제가 생긴다"며 "상황이 전개됐을 때 그 상황에 맞춰서 유연하게 판단해야 하고 그 판단 기준은 역시 대한민국의 국익"이라고 답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제시한 △주가지수(코스피) 5000 시대 △원자력 분야 △스테이블 코인 등에 대해서도 속사포로 질문을 퍼부으며 이재명 후보를 압박했다.

김문수 후보도 만만치 않았다. 김 후보는 '커피 원가 120원'이라고 했던 이 후보의 과거 발언을 꺼내 들어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 후보는 이에 "말에는 맥락이 있는데 한 부분만 딱 떼서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반도체특별법에서 주52시간제 예외와 관련, 이 후보에게 "상당히 모순된 얘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김 후보가 고용노동부 장관일 때 해달란 대로 해줬는데 그래서 어쩌라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외교 분야에 있어서는 "이재명 후보가 그동안 했던 발언을 미국이 보면 미국으로서는 끔찍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한미동맹은 중요하고 우리 외교의 기본축이라 발전시키고 심화시켜야 한다"라며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의존하는 것은 안 된다"고 했다.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서는 "원자력발전소를 짓지 않고 어떻게 AI 세계 3대 강국을 하냐"고 따져 물었다. 이 후보는 "에너지 믹스가 필요하다"며 "비중을 어떻게 할 거냐는 측면에서 원전은 기본적으로 위험하고, 지속성에 문제가 있기에 가능하면 원전을 활용하되 과하지 않게 재생에너지 중심 사회로 가자는 말"이라고 맞섰다.

이 후보는 두 후보의 협공에도 견제를 놓지 않았다. 두 후보의 계속되는 공세에 이재명 후보는 "두 분께서 협공하면서 저한테 (답변) 기회를 안 준다"고 비판했다.

공격 소재가 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짧은 답변 시간을 충분히 활용해 해명하는 데 집중했다. 이준석 후보의 '게릴라식' 질문 공세에는 차분하게 "한쪽만 보고 판단하는 것" "극단적이다"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봐야 한다" 등의 수사를 쓰며 당황하는 기색 없이 논리를 펴갔다.

김 후보가 강력한 대북 핵 억지력을 주장할 때는 "북한이 핵을 가졌다고 우리도 핵을 가진다는 방식으로는 핵 도미노 현상을 불러서 쉽지 않다"며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ickim@dqdt.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