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8일 제21대 대통령 선거 첫 TV토론에서 민감한 질문에 즉답을 피하며 비교적 안정적으로 토론에 참여했다고 정치 전문가는 평가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타 후보의 압박에 다소 밀렸고, 이준석 후보는 날카로움으로 승부했다. 이번 TV토론에서 상대적으로 돋보인 건 권영국 후보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재명·김문수·이준석·권영국 후보(기호순)는 이날 오후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초청 1차 토론회(경제 분야)를 진행했다.

첫 TV토론은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집중 견제로 점철됐다. 이재명 후보는 자신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에 대해 "말에는 맥락이 있는데 한 부분만 딱 떼서 왜곡하고 있다"고 해명하며 대체로 방어적인 자세를 취했다.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반도체특별법에서 주52시간제 예외, 한미 동맹, 원자력 발전소 등을 고리로 공격했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가 대미 협상 관련 "정부 구성도 안 됐는데 왜 이렇게 서두르는 거냐"고 하자 바로 답변하지 못하며 기세에 다소 주춤했다고 정치권은 봤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제시한 △주가지수(코스피) 5000 시대 △원자력 분야 △스테이블 코인 등에 대해서도 속사포로 질문을 퍼부었다. 다만 1강(이재명)·1중(김문수)·1약(이준석) 구도로 치러지는 걸 감안하면, 이준석 후보를 향한 질문은 타 후보 대비 적었다고 평가된다.

권 후보는 총량제 토론을 시작하자마자 김 후보에게 "윤석열 씨가 12월 3일 내란 우두머리란 사실을 인정하냐"고 집중적으로 추궁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밖에 불평등 해소, 부자 증세, 노동권 강화 등으로 선명성을 강조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토론에서 대선 재수생인 이재명 후보의 안정감과 권영국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1에 "이재명 후보의 전략은 회피"라며 "흠집을 안 잡히기 위해 피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토론을 제일 못한 건 김 후보"라며 "내용도 부실하고 원론적인 답변이었다. 전달력 측면에서도 떨어졌다"고 평했다.

그는 "토론하다 보면 말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준석 후보를 다 피하려고 하는 특징이 있었다"며 "이준석 후보가 보수 진영에서 반사적 이익을 보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토론 자체를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제일 잘한 건 권 후보"라며 "의제에 대한 학습이 잘 되어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재명 후보는 예상대로 안정감이 있었다"며 "방어에 급급한 김 후보의 경우 김 후보의 어려운 상황이 그대로 토론에 반영됐다"고 했다.

박 평론가는 "생각보다 권 후보가 잘했고 생각보다 이준석 후보가 못 했다"이라며 "1등은 이재명 후보, 2등은 권 후보, 3등은 이준석 후보, 4등은 김 후보"라고 분석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1차 토론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의 삶이나 대한민국 상황이 매우 어려운 가운데 어떤 방식으로 이 난제를 타개할지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된 것 같다"며 "더 나은 국민의 삶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더 많이 연구하고 토론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120원이면 조금 심하지 않느냐고 물었는데, 사과를 해버리면 좋겠는데 '왜곡'이라고 전후를 보지 않고 말한 점이 안타깝다"며 "본인의 사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답변하기 어려울 때마다 '극단적이다'라고 회피하면서 상대를 조롱한다"며 "이재명 후보가 계엄 이후의 반계엄 분위기에 도취해 아무렇게나 대한민국 비전을 제시해도 된다고 생각한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권 후보는 "약자들의 권리가 보장되는지, 감세 정책으로 인해 복지가 얼마나 무너지고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후보는 나밖에 없었다"며 "진보 후보로서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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