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 광주 공들이는 이준석…영남보수 극복 "노무현의 길"
어느 지역 치우치지 않은 고른 득표 목표…바닥 민심 아직
"당장의 이익으로 돌아오지는 않을 것…정면도전 하는 것"
- 박소은 기자, 이기림 기자
(서울·광주=뉴스1) 박소은 이기림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는 5월에만 광주를 네 차례 찾으며 호남을 향한 구애를 이어가고 있다. 보수 진영이 지역 감정을 넘어 세대 교체를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거듭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세가 높은 대구·경북(TK) 대비 현장 여론이 우호적이진 않지만, 당장 지지율을 기대하기보다 험지를 두드리며 '제2의 노무현' 이미지를 가져가겠다는 구상이다.
20일 이준석 후보는 이날 오전 광주지역 언론인들과 간담회 후 기자들을 만나 "어제도 (국민의힘 당대표 시절 추진했던) 광주 복합쇼핑몰 부지에 다녀왔다. 적어도 광주 지역 정치권의 내부 사정 때문에 막힌 곳이 없다면 제가 뚫어내는 역할을 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또 '노무현 정신'을 얘기하겠다. 대선후보로서 개혁신당이 어느 지역에도 치우치지 않는, 고른 득표율을 얻는 정당이 되려고 노력 중"이라며 "그 과정 속에서 지역 간의 화합이나 이런 것도 꼭 이뤄내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전날(19일) 금호타이어 화재 현장을 대선 후보 중 처음으로 방문하고, 지역 현안인 광주 복합쇼핑몰을 둘러봤지만 현장 여론이 끓어오르진 않는 상태였다.
실제 이날 이어진 전남대학교 일정에서 이 후보를 두고 한 20대 학생이 "더 크게 말하세요. 기자들만 들으라고 그렇게 말하시나요"라고 직접 비난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제가 목이 아파서 그렇습니다"라고 답했다.
바닥 민심이 우호적이진 않지만 이 후보와 개혁신당은 호남을 향한 러브콜을 꾸준히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4일에도 광주를 찾아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당원들의 손 편지를 1027기 묘역에 전달한 바 있다. 지난해에도 영호남 화합의 의미를 담기 위해 영남지역에서 출하된 국화 1000여 송이를 준비해 묘역에 일일이 헌화했다.
과거 이 후보는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당시 광주 합동연설회에서 첫 마디로 "저는 1985년생입니다. 80년 광주민주화운동 이후에 태어난 제게 광주민주화운동은 단 한 번도 광주사태였던 적이 없고 폭동이었던 적이 없습니다"라며 "저는 80년 광주에 대한 개인적인, 시대적인 죄책감을 뒤로 하고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계승해서 정치를 할 수 있는 첫 세대라고 자부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준석 후보가 광주와 관련된 메시지를 꾸준히 내 온 건 보수 진영의 세대교체를 이뤄내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수 진영과 국민의힘이 중도층과 2030 세대에서 지지세를 잃어가고 '영남 정당'으로 축소되고 있는데, 보수 재건을 위해서는 지역감정을 넘는 게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전날 전남대에서는 20분의 집중 유세 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아홉 차례 언급하며 제2의 노무현 타이틀을 얻기 위한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이 후보는 삼당 합당에 반대해 대통령과 결별한 점, 험지에 꾸준히 도전한 노 전 대통령의 정치 행보들이 본인과 닮아있다는 점을 크게 부각했다.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던 기반이 광주 시민들의 지지였는데, '노무현 향수'를 통해 광주 시민들에게 구애하겠다는 것이다.
관련해 개혁신당 관계자는 뉴스1에 "광주를 가는 것이 지금 당장 눈앞의 이익으로 돌아오진 않을 것이다. 중요한 건 보수가 세대교체가 돼야 한다는 것이고, 기존 지역감정이나 이런 잘못된 부분에 대한 인식과 개선 없이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며 "광주는 그런 면에서 상징성이 있는 곳이다. 이 후보는 그런 부분을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라고 했다.
soso@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