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1·2위 작년 실적 '부진'…현건 1.2조 적자 '쇼크' (종합)
고환율·원자잿값 상승에 현엔 해외 현장 손실 반영
업계 1위 삼성물산 건설부문 영업익·매출 소폭 감소
- 전준우 기자, 신현우 기자,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신현우 한지명 기자 = 건설업계 1·2위인 삼성물산(028260) 건설부문과 현대건설(000720)이 대내외 불확실성에 고환율·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부진한 경영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현대건설은 새 수장인 이한우 최고경영자(CEO)가 '빅배스'(Big Bath, 경영진 교체 시기에 진행하는 잠재 부실 처리)를 단행한 여파로 지난해 1조 2000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해 실적 쇼크를 보였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 영업적자 1조 2209억 원으로 전년(영업이익 7854억원) 동기 대비 2조원 이상 줄어들며 적자 전환했다고 22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2조 6944억 원으로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3% 늘었다. 순이익은 전년 6543억 원에서 7364억 원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연결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064540)이 해외 프로젝트에서 낸 일시적 비용이 반영된 영향으로 1조 원이 넘는 영업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9~2021년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면서 인도네시아와 사우디 등 해외 대형 플랜트 프로젝트를 공격적으로 수주했다. 해외 사업장에서 높아진 원가를 일시에 반영하면서 현대건설이 23년 만에 최악의 연간 성적표가 나왔다.
업계 1위의 삼성물산 건설부문 영업이익은 1조 10억 원으로 전년(1조 340억 원)보다 330억 원 줄었다. 매출은 18조 6550억 원으로 전년(19조 3100억 원) 대비 6550억 원이 감소했다.
건설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부진한 주요 원인은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과 고환율·원자잿값 상승 기조 영향으로 보인다. 산적한 건설 경기 침체 요인이 단기간에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건설사들의 올해 경영 실적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엄근용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가 강달러를 유도하고 있고, 이는 건설 경기에는 악재"라며 "한국은행에서도 금리를 쉽사리 낮추기 어렵고, 건설 자재 등의 비용도 올라가 최소 상반기까지는 (건설 경기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과 같이 대표이사 교체에 따른 잠재 부실 반영 등 일시적 요인도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삼성 E&A를 제외한 상위 10개 건설사 중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한 8개 사의 대표이사 교체가 단행됐다"며 "실적 하방 요인과 더불어 CEO 교체에 따른 잠재 부실 반영과 이에 따른 실적 부진 가능성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을 시작으로 24일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의 2024년 연간 실적이 공시될 예정이다. DL이앤씨는 다음 달 6일로 예정됐고, 대우건설(047040)과 지에스건설(006360) 등도 설 연휴 이후인 2월 초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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