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팬도 주요 타깃층"…골프단 만들고 대회 여는 건설사들
두산건설, 2023년 여자 골프단 창단…선수 대거 영입
대방·대보건설도 골프단 운영…"가성비 있는 홍보 채널"
- 오현주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두산건설 등 국내 중견 건설사들이 골프단을 만들고 골프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주택시장 실수요층인 40~50대 중장년층과 잠재적 고객층인 30대가 골프를 즐기는 점을 고려했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2023년 3월 여자 골프단인 '위브(We've) 골프단'을 창단한 뒤 골프단 규모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선수가 5명(유현주·유효주·박결·김민솔·임희정)이었으나, 올해 2명(이율린·박혜준)을 추가해 총 7명 체제로 개편했다. 기존 선수 5명과도 재계약을 마쳤다.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는 인기 프로골퍼 유현주 선수와 함께 신분당선 강남역과 판교역에서 음성광고를 진행했다. 두산건설 컨소시엄의 신분당선 시공 성과를 알리고 두산건설 자회사 네오트랜스가 신분당선을 운영하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다.
2023년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 4월에도 메인 스폰서로 골프 대회를 연다.
업계에서는 두산건설이 2021년 두산그룹에서 나와 사모펀드에 매각된 뒤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골프단 운영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두산건설은 2009년 경기 고양시 일산 두산 위브더제니스 대규모 미분양 사태로 경영이 급속도로 악화했다. 2019년 상장폐지에 이어 2021년 두산그룹에서 나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큐캐피탈 파트너스에 팔렸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에서 분리된 뒤에도 존폐 위기를 둘러싼 우려가 계속되자 2023년 골프단 창단으로 대외적으로 건재함을 강조하려는 추세"라고 말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아파트 주요 구매층인 30·40대와 구매력 있는 중장년층이 골프를 즐기는 점에서 주요 타깃층이 겹친다고 판단했다"며 "골프를 통해 특정 타깃층을 위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골프 마케팅을 펼치는 건설회사는 이뿐만이 아니다. 대방건설은 2014년 일찌감치 골프단을 창단하고 구단을 꾸준히 운영하고 있다.
대보건설은 2022년 프로 골프단을 창단했다. 올해는 2025 시즌을 앞두고 서어진·송은아·황민정 선수를 새롭게 영입했다. 11월에는 '대보 하우스디 오픈' 대회를 후원한다.
대보건설 관계자는 "대보그룹이 보유한 파주 서원밸리 골프장 등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골프단을 운영하게 됐다"며 "아파트 브랜드가 들어간 대회를 열거나 소속 선수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 TV 광고를 제작할 때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골프에 관심 많은 중장년층에 확실히 브랜드를 각인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중견 건설사가 골프단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코로나19 사태로 2022년부터 골프가 대중화되면서, 가성비 높은 홍보 수단으로 판단해서다. 주택 매입에 관심이 많은 중장년층과 경제력 있는 젊은층이 골프에도 흥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2022년 3월에는 일주일 동안 대보건설·안강건설·태왕E&C·금강건설 등 4곳이 잇따라 창단식을 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시장 주 고객층이 골프에도 관심이 많아 실제 골프단을 통한 홍보 효과가 크다"며 "중견 건설사들은 대대적인 매체 광고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올릴 여력이 부족한데, 선수에게 아파트 브랜드가 새겨진 모자를 씌우는 것만으로도 골프 팬들에게 아파트 브랜드를 확실하게 알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골프는 4대 프로 스포츠(축구·야구·배구·농구)보다 운영비가 적게 들어 기업 입장에서는 탐나는 종목"이라며 "골프 대회 후원과 스타 선수 양성을 통해 브랜드 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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