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새 아파트에 들어온 것 같아요. 화장실이 아주 깨끗해졌네"(오세훈 서울시장)10일 오후 준공 31년 된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유원하나 아파트 내부. 서울시 노후 공공 임대주택 품질 개선 사업의 첫 번째 단지인 이곳에서는 이날부터 기존 입주자들의 재입주가 시작됐다. 2022년 시범 단지로 선정된 지 3년 만이다. 홍제 유원하나 아파트는 고급 자재와 공법을 사용한 내외부 개선 공사를 거쳐 새롭게 탄생했다.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재입주 첫날인 이날 둘러본 임대동 아파트(150 가구)는 신축 단지 같았다. 특히 임대 아파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고급 자재를 사용하고 고품질 마감을 진행한 점이 눈에 띄었다.

단지 외벽은 같은 단지 내 분양동(554가구)처럼 최신 트렌드에 맞는 색깔로 도색이 이뤄졌다. 주택 단열 성능 향상을 위해 아파트 전면부 새시와 후면부 복도 창호가 교체됐다.

현관문 역시 달라졌다. 기존 아날로그식 현관문은 디지털 도어록으로 교체했고, 비디오폰을 설치했다.

오 시장은 이날 화장실이 크게 개선됐다고 호평했다. 그는 현장에서 "화장실이 참 깨끗하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아파트 화장실 내부에는 슬라이딩형 상부장이 설치됐고, 미끄럼 방지용(논슬립) 타일 마감 작업이 이뤄졌다. 또 천정과 벽체에 고급 마감 자재를 적용하고 최신 욕실장을 넣었다.

아파트에서 만난 입주민 A 씨는 집 내부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밝혔다. A 씨는 "새로운 집에 200% 만족한다"며 "스프링클러가 잘 돼 있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주택 내부는 전반적으로 밝은 색감으로 탈바꿈했다. 서울시는 흰색과 밝은 회색 톤의 친환경 실크 벽지로 내부를 꾸미고 LED 등을 설치했다.

주방에는 냉장고장과 수납장을 추가하고 가스쿡탑 3구와 세탁기 등 빌트인 가구를 적용했다. 침실은 실크벽지, 소음 저감용 장판, LED 조명, 3연동 금속문 중문으로 꾸몄다.

침실 옆에 달린 발코니에서는 고령층을 위한 자동 빨래 건조기가 돋보였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 관계자는 "노인분들이 빨래할 때 힘이 들 수 있어 자동으로 내리고 올리고 할 수 있는 빨래 건조기까지 설치했다"고 말했다.

단지 밖에서는 보행 약자를 위한 편의시설이 돋보였다. 구체적으로 건물 출입구 계단의 경사를 완화하고 복도 계단에는 미끄럼 방지 시공을 하고 난간을 설치했다. 또 노후 어린이 놀이터에는 보안등과 고화질 CC(폐쇄회로)TV가 추가됐다.

서울시는 재입주가 완료되는 5월쯤 입주민(120가구)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하고, 조사 결과를 분석·반영해 개선 사업 추진 방안을 보완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앞으로도 노후 공공 임대주택 품질 개선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는 3곳에서 추가 진행할 예정이다. 공공 임대주택 품질 개선 사업은 준공 이후 재건축 시기가 도래하지 않았으나 낙후된 시설 때문에 입주민이 불편을 겪고 있는 주택이 대상이다.

오세훈 시장은 "준공된 지 20년 된 오래된 (서울 시내) 임대 아파트 단지가 한 100군데 정도 된다"며 "올해 3개 단지가 리모델링해서 (주민들이) 새로 입주할 것이고, 점차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완전히 새로 짓는 재건축을 하기 전 계속 이런 형태(노후 공공 임대주택 품질 개선)로 리모델링을 해 주거 편의성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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