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평형, 전용 59㎡로?…청약 경쟁 치솟고 공급은 뚝
1~2인 가구 증가에 청약 경쟁률도 '소형'이 압도
분양가는 부담, 공급은 중대형 중심
-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최근 1인 가구 증가와 인구 구조 변화에 따라 '국민 평형'으로 불리던 전용 84㎡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분양가 상승과 함께 수요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의 소형 아파트로 눈을 돌리면서, 전용 59㎡ 등 소형 면적이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1순위 청약을 받은 단지 중 전용 60㎡ 이하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160.9대 1로, 처음으로 전용 60~85㎡ 이하(117.4대 1) 경쟁률을 앞질렀다.
전국적으로도 소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는 뚜렷하다.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분양된 전용 60㎡ 이하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30.2대 1로,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7.4대 1)보다 4배 이상 높았다.
전용 84㎡는 과거 1970년대 정부가 1인당 적정 주거 면적을 약 5평(16.5㎡)으로 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25평 규모의 주택을 국민 주택 목표로 삼으며 '국민 평형'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전용면적 기준으로 85㎡ 이하로 규정되면서 84㎡가 대표 평형이 됐다.
그러나 최근 1~2인 가구가 빠르게 늘어나고, 평균 가구원 수가 2.2명에 그치면서 '새로운 국평'에 대한 논의가 다시 부상했다. 전용 84㎡보다 작지만 실거주에 불편이 없는 59㎡가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은 35.5%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2027년에는 1~2인 가구 비중이 전체의 67.7%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있다.
소형 평형 선호는 실제 거래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매매 중 전용 60㎡ 이하의 거래는 총 17만 6492건으로 전체의 39.2%를 차지했다.
이 같은 수요 증가에 따라 건설사들도 소형 평형의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는 설계를 도입하고 있다. 과거에는 방 2개, 욕실 1개 수준에 그쳤지만, 최근엔 방 3개, 욕실 2개는 물론 알파룸이나 드레스룸까지 갖춘 실거주형 평면이 일반화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요즘에는 전용 59㎡라고 해도 실사용 면적이 넓고 구조가 알차다 보니 좁다는 느낌이 없다"며 "업계도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다양한 평면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공급은 여전히 중대형 중심이다. 올해 60㎡ 이하 소형 아파트 입주 물량은 6만 8984가구로, 지난해(9만 8449가구)보다 약 30% 줄었다. 지방의 소형 아파트 분양 비중도 2020년 18.5%에서 올해 8.28%까지 하락했다.
여전히 전용 84㎡를 기준 삼는 시각도 존재한다. 지역 내 개발 호재 발생 시 가장 먼저 가격이 반응하는 면적대가 84㎡라는 점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전용 84㎡가 시장에서 집값의 바로미터로 작용하는 측면이 강하고, 공급도 이 면적대에 집중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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