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세입자 모두 '월세' 선호…서울 빌라 전세가율 6%p '뚝'
올해 1분기 기준 65%…전년동기 대비 5.8%p 감소
'깡통 전세' 위험 감소…"전세사기 여파에 월세 선호"
- 오현주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올해 1분기 서울 빌라(연립·다세대 주택)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이 1년 새 6%포인트(p)가량 떨어졌다. 전세사기 이후 빌라 시장에서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굳어졌기 때문이다.
15일 한국부동산원 임대차 시장 사이렌에 따르면 올해 1~3월 서울 소재 연립·다세대 주택의 전세가율 평균은 65.0%로 전년동기(70.8%)대비 5.8%p 감소했다. 2년 전인 2023년 1분기(77.5%)와 비교해 12.5%p 떨어진 수치다.
월별로는 △1월 64.6% △2월 65.2% △3월 65.3%였다. 서울 지역 빌라 전세가율은 2022년 9월 82.0%까지 상승했으나, 같은 해 12월부터 80%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후 지난해 5월 72%까지 올랐던 전세가율은 같은 해 10월 역대 최저치인 64.5%까지 하락했다.
자치구별로 보면 1분기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강서구(79.7%)였다. 다음은 △관악구(74.6%) △강북구(73.4%) △양천구(72.5%) 순으로 나타났다.
전세가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세입자가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전세가율이 80% 이상이면 이른바 집을 팔아도 전세금을 내줄 수 없는 깡통전세로 분류된다. 전세가율이 높아질수록 보증금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서울 빌라 전세가율이 하락세인 것은 대규모 빌라 전세 사기 여파로 세입자들이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주택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월세 신규 거래 중 월세 비율(보증부 월세·반전세 포함)은 60.7%로 전년동기와 비교해 2.8%p 증가했다. 아파트 월세 비중은 43.8%, 비아파트의 경우 75.6%를 기록했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 소장(미국 IAU 교수)은 "현재 빌라 전세 거래는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반전세 거래는 간혹 있지만, 순수 전세 계약을 원하는 임차인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고준석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는 "세입자들이 빌라 전세를 기피하면서 일부 집주인은 전세금을 낮춰서라도 세입자를 구하려 하지만, 실제 계약 성사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빌라 전세 수요 감소로 전세 가격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근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험 가입 기준이 강화되면서 전세 가격 상승도 제한적이다.
전국 연립·다세대 전세가격 지수는 2022년 12월 100.8에서 올해 3월 100.5로 0.3% 하락했으나, 같은 기간 매매가격지수는 101.1에서 104.0으로 2.9%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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