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은 윤주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국회 측 소추위원 대리인단은 16일 윤 대통령이 2차 변론 기일에서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정말 위험한 변론"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법정 내부는 물론 재판이 끝난 후에도 '부정 선거 음모론'을 역설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국회 측 소추위원 대리인단은 "들으면 들을수록 (피청구인 측이) 할 말이 없구나 느꼈다"며 부적절한 변론이었다고 평가했다.

국회 측 대리인단 장순욱 변호사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사건 2차 변론기일이 끝난 직후 '오늘 피청구인 측의 변론이 충분한 답변이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혹시라도 진지하게 반박해야 할 부분이 있을까 집중해서 들었으나 그런 부분은 없었다"고 직격했다.

장 변호사는 "상대방 주장을 밖에서 평가하는 게 조심스럽긴 하다"면서도 "원래 변호사의 임무는 의뢰인을 위해 재판부를 설득하는 것인데,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재판부를 설득하기 위해 서면을 쓰고 주장을 하는 것 같지 않다"고 꼬집었다.

국회 측 대리인단 김진한 변호사도 "피청구인 측에서 선거 부정을 강조했지만, 비상계엄 선포와 국헌 문란 행위가 심판의 대상이지 선거 부정과 직접 관련없다"며 "선거 부정이 있지도 않고 근거도 없지만 설령 있다 해도 군을 동원해서 계엄 선포하고 국회를 침입해서 해결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논리"라고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부정 선거 논리는) 피청구인을 위한 방어가 전혀 되지 않고 외려 대한민국을 더 위험하게 하는 발언"이라며 "민주주의 시스템을 근거 없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그렇게 쉽게) 선거 부정이 일어날 수 있다 하는 건 정말 위험한 변론"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은 소추의결서에 대한 답변이었기 때문에 오랜 시간 피청구인 측 답변을 들어줬는데 앞으로는 (재판부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기회가 (피청구인 측이) 선거 부정에 대해 길게 얘기하는 마지막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일갈했다.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변론이 끝난 직후에도 기자들을 만나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했다.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 도태우 변호사는 "저희가 100페이지에 가까운 답변서와 상세한 설명으로 배진환 변호사가 1시간 넘게 변론했다"며 "부정 선거 의혹이 규명되지 못해 자유민주질서를 위해 대통령이 선거 시스템 점검 지시 같은 비상조치를 할 수밖에 없었던 부분을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도 변호사는 "2020년 4월 15일 총선 이후로 (부정 선거에 대한) 국민적 의혹이 커졌다"며 "윤 대통령이 발표한 담화에서도 사전 투표에 국민들의 의혹이 많고, 특히 사전 투표자의 명부가 제대로 검증이 되지 않는 부분에 큰 문제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향후 부정 선거와 관련해 재판부를 설득하기 위해 자료를 제출할 것이냐고 묻는 말에 배보윤 변호사는 "부정 선거 자체를 밝힌다는 것은 아니"라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어 민주적 선거 제도에 합당하지 않는 것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헌재가 세 차례 변론기일을 추가로 지정하며 신속 재판 의지를 재차 내비친 데 대해서도 양측의 반응은 갈렸다.

장 변호사는 재판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재판부가 (상대방의 주장과) 관계없이 신속하고 집중적으로 심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줘서 다행"이라며 "일정에 맞춰서 충실하게 변론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 배 변호사는 "신속하게만 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며 "중요한 건 더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 것이라서 그 부분에 대해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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