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인척 부당대출' 손태승 '묵묵부답'…檢 "처남과 경제적 긴밀 관계"
손태승, 첫 재판서 공소사실 인정 여부 '함구'…차회 밝힐 예정
처남 김씨, 추가 기소된 알선수재도 부인…'위법수집증거' 주장
-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으로 불구속 기소된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66)이 첫 재판 출석 길에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입을 꾹 다물었다.
손 전 회장은 11일 오후 2시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양환승)에서 열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 첫 재판 참석하기 위해 30분 전쯤 법원 청사에 도착했으나 취재진 눈을 피해 빠르게 법정으로 들어갔다.
손 전 회장은 2021년 9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전(前) 우리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 성 모 씨와 처남 김 모 씨(68) 등과 공모해, 총 23회에 걸쳐 합계 517억4500만 원을 불법 대출해 준 혐의를 받는다.
또한 2021년 12월 우리은행 승진추천위원회 심의 결과, 징계 전력 등을 이유로 당시 임 모 씨 승진을 반대하는 우리은행장에게 위력을 행사해 임 씨를 본부장으로 승진시키기 위해 공정한 인사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있다.
손 전 회장은 처남 김 씨 등과 공범으로 지난달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본부장 강 모 씨(55)는 성 씨의 지시로 부당 대출을 승인한(특경법상 배임)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검찰은 이날 손 전 회장에 대해 "처남 김 씨와 경제적 긴밀한 관계"라고 강조했다. 2014년쯤부터 김 씨와 다수 금전 관계가 있었으며 김 씨는 손 전 회장에게 부동산 물건을 소개해 시세차익을 얻게 하는 등 손 전 회장의 부동산을 관리했다고 설명했다.
손 전 회장과 강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다음 기일에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검찰의 증거기록 열람·등사가 지연됨에 따라 기록을 보지 못해 입장을 밝힐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처남 김 씨 측 변호인은 이날 추가 기소된 특경법상 알선수재죄는 성립될 수 없다면서 "검찰이 김 씨의 허위자백을 유도해 얻어낸 증거는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 첫 공판에서도 자신의 혐의를 전부 부인했다.
특경법상 배임 혐의를 받는 성 씨 또한 공소사실에 인정하지 않았다. 성 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의 행위에 배임 고의가 없어서 배임이라 평가하기 어렵다"며 "피고인 행위와 부당대출에 관한 인과관계도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임 씨는 자신의 특경법상 배임·수재죄를 받아들였다. 임 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공소사실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검찰 수사에 상당 부문 협조했다"고 말했다.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는 김 씨와 임 씨 측은 구속 기한 만료를 앞두고 보석 청구 의사도 밝히기도 했다.
재판부는 오는 4월 1일 오후 2시 차회 공판을 열고 손 전 회장과 강 씨 등의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 등을 듣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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