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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심판의 얼굴들]⑫ '판사출신' 장순욱, 말의 본질로 尹 계엄 꼬집다

국회 대리인단 장순욱 변호사, 재판 내내 '최전방 공격수' 역할
'시인과 촌장' 노래 가사 인용한 최후 변론으로 울림 주기도

편집자주 ...1월 14일부터 시작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변론이 2월 25일 종료됐다. 당사자인 윤 대통령은 물론 16명 증인의 발언은 '계엄의 밤'을 재구성, 화제와 파장을 몰고 왔다. 헌법재판소에서 주목 받았던 인물들을 조명한다.

국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위원 대리인단 장순욱 변호사가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한변협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2025.1.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지난해 12월 20일, 국회 탄핵 소추인단과 법률 대리인단 간담회가 열렸다. 국회 법률 대리인단에는 공동대표 3명과 실무 변호사 14명 등 총 17명의 변호사가 위촉됐다. 헌법재판소 헌법 연구관, 수원지방법원 부장판사 등을 역임한 장순욱 변호사도 그중 하나였다.

이후 두 달간 장 변호사는 국회 법률 대리인단의 '최전방 공격수'이자 '최종 수비수'로 활동했다. 차분한 목소리로 가장 많은 질문을 던졌다. 또 재판이 끝나면 기자들에게 그날의 소회와 다짐을 말했다.

노련한 '페이스 메이커'…쉬운 말들로 질문하며 허점 파고들어

장순욱 변호사는 11차례 변론 동안 국회 대리인단 중 가장 많은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도 줄곧 차분함을 유지했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는 양측 대리인단 모두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는 증인에 목소리를 높이며 압박했다.

하지만 장 변호사는 평소와 같이 질문을 이어 나갔다. 느릿느릿한 목소리로 미세하게 달라진 진술의 빈틈을 짚었다.

김현태 707 특수임무단장은 지난해 12월 9일 기자회견에서 "1∼2분 간격으로 (곽종근 특수전사령관한테서) 전화가 왔고, '국회의원이 (의사당 안에) 150명을 넘으면 안 된다고 한다. 끌어낼 수 있겠느냐'는 뉘앙스였다"며 "(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을 우려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달 6일 헌재 대심판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그는 '150명이 의원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며 말을 바꾸었다. 장 변호사는 이 점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그는 "150명이 국회의원이란 거는 직접 듣진 않아도 그렇게 이해했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물었고, 김 단장은 "아니다. 당시에는 이해를 못 했다. 이후에 언론을 보고 이해를 한 거고 사실 가결이라는 부분도 정확히 모르는 상황이었다"고 답했다.

장 변호사는 준비해 온 질문 이외에도 진행 상황에 따라 예리한 질문을 던졌다.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은 8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통화를 건의해 정치적 중립을 어겼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홍 전 차장 경질 사유가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라고 진술한 바 있다. 홍 전 차장은 계엄 선포 3일 뒤인 12월 6일 해임됐다.

이에 장 변호사는 조 원장이 여당 의원과 연락한 사실을 꼬집었다.

장 변호사는 "계엄 전후로 증인(조 원장)이 국회의원과 여러 통의 전화를 한 게 나온다. 성일종 의원, 신성범 의원 등 여당 의원들과 통화하는 건 괜찮고, 야당 대표와 전화하는 건 바로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인가"라고 물었다.

조 원장은 "국정원장이 당시 상황에서 야당 대표하고 평소에 연락하던 사람도 아닌데 전화한다는 건 누가 보더라도 지극히 정치 행위가 될 것"이라 답했다.

조 원장과 김건희 여사의 문자 내역도 파고들었다.

장 변호사는 "(조 원장이) 계엄 전날인 12월 2일 영부인으로부터 문자를 두 통 받는다. 그다음 날 증인(조 원장)이 답장했다. 무슨 내용인가"라고 물었다.

조 원장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고, 장 변호사는 "그런 내용을 이 민감한 시기에 문자를 주고받았다는 걸 의심하면 어떻게 답하겠냐"고 되물었다.

정청래 국회 탄핵소추단장 등 국회측 대리인단이 1월 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소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2차 변론준비기일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언어의 본질' 되새긴 마지막 변론…"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길"

지난달 25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 심판 11차 변론기일이 열렸다. 이날은 43일간의 변론에 마침표를 찍는 날이었다.

마이크 앞에 선 장 변호사는 '언어의 본질'을 환기했다. 그는 "말은 언어 공동체 구성원의 소통 수단이자 생각을 담는 그릇"이라고 말했다.

이어 권력자의 말이 그것이 가리키는 대상의 정반대 의미로 쓰인다면, 언어 공동체 전체가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청구인은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언동을 하면서 '자유민주주의의 수호'를 말했다. 헌법을 파괴하는 순간에도 '헌법 수호'를 말했다. 이것은 아름다운 헌법의 말, 헌법의 풍경을 오염시킨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고는 가수 '시인과 촌장'의 노래 '풍경' 가사를 읊었다.

"좋아하는 노래 가사에 이런 구절이 있다.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은)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이 노랫말처럼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우리도 하루빨리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장 변호사는 재판이 끝난 뒤 매번 기자들과 만나 짧게는 1분부터 길게는 15분까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다음 변론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물으면 "준비할 게 많으니까 여러분이 저희를 얼른 보내주셔야 한다"며 너스레를 떨곤 했다.

장 변호사는 또 10차 변론기일이 끝난 뒤에는 "변호사는 원래 끝까지 재판을 낙관하면 안 된다"며 "마지막까지 최선 다하겠다. 오늘은 이 정도로 보내달라"고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는 최후 변론을 마친 뒤 '아는 건 답안지에 다 써놓고 나온 수험생 같은 심정'이라며 텁텁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변론은 지난달 25일 11차 변론을 끝으로 종결됐다.

국회를 대리하는 장순욱 변호사가 2월 25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11차 변론기일에서 최후 변론을 하고 있다.(헌법재판소 홈페이지 갈무리)2025.3.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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