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휴대전화 포렌식, 녹음 요청으로 3시간도 안 돼 중단(종합)
8개월만에 수사 재개…"녹음 요청 공수처 '검토하지 않았다'"
"휴대전화 비밀번호 기억 못해…구명 로비 실체 없어"
- 정재민 기자, 김기성 기자
(서울·과천=뉴스1) 정재민 김기성 기자 = 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구명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인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포렌식 작업에 참석했지만 녹음을 허용해달라고 요구해 3시간도 되지 않아 포렌식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공수처는 23일 오전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지연됐던 해병대원 순직 사건 관련 임 전 1사단장을 불러 휴대전화 포렌식 조사를 진행하려 했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해 1월 압수수색으로 임 전 사단장의 휴대전화를 확보했지만 임 전 사단장이 비밀번호를 알지 못한다고 주장해 잠금을 풀지 못했다.
이에 공수처는 지난해 8월 임 전 사단장을 소환해 참관한 상태에서 포렌식 작업을 진행했다. 약 8개월 만에 관련 수사가 재개됐다.
다만 이날 포렌식 절차는 임 전 사단장의 녹음 요청으로 일찌감치 종료됐다.
임 전 사단장은 공지를 통해 "공수처 담당 수사관에게 참여 과정에서 제가 한 의견을 기록하기 위해 휴대전화로 녹음하게 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이에 대해 공수처는 녹음을 허락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미처 검토하지 않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부분에 대한 검토가 마무리된 후 포렌식을 진행하겠다고 하면서 오늘은 포렌식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임 전 사단장은 "압수수색영장의 취지에 맞춰 필요한 증거를 수집할 경우 제가 참여 과정을 녹음한다고 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어렵게 재개된 수사 절차가 검토를 거쳐 바로 재개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녹음 가능 여부에 대해 검토한 뒤 임 전 사단장과 추후 조사 일정을 조율할 계획이다.
임 전 사단장은 이날 공수처에 출석하며 "휴대전화 비밀번호는 지금도 기억 못하고 있다"면서도 "의혹들이 명백하고 조속히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당시 공수처 수사관들이 제게 하루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푼다고 얘기했는데, 변호인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넣으라고 했다. 압수수색 당시 경황없이 (비밀번호를) 넣다 보니 기억을 못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에서 암호를 풀기 위해 많은 노력한 것으로 알고 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지난해 8월 가선 유형별 작업에서 많은 자료가 나와 공수처는 구명 로비가 없다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지연되고 있어 답답하다"면서 "명백히 국민들께 속 시원하게 의혹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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