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의 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대장동 본류 사건'이라 불리는 민간업자들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재판 내내 증언을 거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28일 오전 10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를 받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배임 혐의 사건 속행 공판을 열었다.

증인으로 출석한 정 전 실장은 증인 선서를 하면서도 검찰 측의 질문에는 "재판을 받는 관계로 일체 증언에 대해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재판에서 다 밝히겠다고 했는데 정작 재판에 나와서도 진술을 거부하는 건 형사처벌을 우려한 것인지', '언제 어떤 경위로 이재명 후보와 만나 일하게 됐는지' 등 검찰 질문에 답을 거부했다.

그러자 검찰은 증인이 질문을 듣지도 않고 무조건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며 재판부에 문제를 제기했다. 정 전 실장은 "방어권 차원에서 증언을 거부하기로 모두에 말했다시피 증언 전체를 거부하겠다"고 했다.

정 전 실장은 "백현동 관련 1·2심에서 검찰 측 증인 신청 요구를 받았다. 1심에 나가려고 했는데 검찰이 직접 다른 재판을 받고 있는데 굳이 1심에 백현동 증인으로 나올 필요가 있냐고 검사가 얘기해서 나가지 않았다"며 "본인들이 필요할 땐 안 나와도 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심에선 나갔다. 전체적인 증인 신청과 관련된 저의 신뢰, 이런 것들이 거의 없다고 본다. 일단은 재판에서 증언을 거부하는 게 맞는다고 판단했다"며 "어떤 증언을 해도 언론에서 항상 제가 생각하지 않은 부분을 비틀어서 써서 어떤 증언도 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그는 '공식적 사실은 들어보고 대답하는 게 어떻겠냐'는 재판부의 독려에도 "전 그렇게 판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유 전 본부장의 보고가 어느 선까지 이뤄졌는지가 중요하므로 보고를 받았는지 여부를 답해달라'는 취지의 재판부의 독려를 재차 거부하며 "저는 의미 없다고 본다"고 했다.

정 전 실장 측 변호인은 "오늘 들어보니 검사도 동일하고 질문하는 내용이 33부에서 한 검사의 스토리라인이 그대로 반복된다"며 "실질적으로 증인신문이지만 피고인신문과 다르지 않다. 앞으로 그럴 것이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사의 질문 내용은 33부에서 객관적 자료, 반대 증거에 의해서 많은 탄핵이 이뤄졌다. 이게 불필요한 절차가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정 전 실장은 이재명 후보와 함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에서 대장동 특혜 의혹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재판부는 오전 재판 말미에 "(오후에도) 계속할 것이고 피고인들도 물어볼 게 많다. 기회를 안 줄 수 없다"며 "자료가 제시되면 보기라도 하라. 질문별로 판단해야지 보지도 않고 대략 그런 내용이 있다고 기억만 떠올려서 하지 말라. 문건이 계속 나오니 쳐다보기라도 하라"고 지적했다.

앞서 재판부는 이재명 후보를 증인으로 부르려 했지만 5차례 소환에 응하지 않자 이를 포기하고 정 전 실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전 실장은 지난 기일을 3일 앞둔 18일 재판부에 치과 진료가 잡혀 있다는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해당 사유서에는 28일 출석은 가능하나 증언을 거부할 예정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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