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검찰 이틀째 출석 "오세훈 잡으러…건진법사 만난 적 없다"
오세훈 측 '범죄자' 입장에 "촛불이 꺼질 때 확 타고 꺼진다"
"검찰에 공정 수사 부탁…김영선 의원과 대질조사? 못 들어봐"
- 정재민 기자, 김기성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김기성 기자 =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30일 이틀째 검찰에 출석해 "오세훈 서울시장을 잡으러 왔다"고 거듭 밝혔다.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 씨(65)와의 만남 여부에 대해선 부인했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수사팀이 있는 서울고검에서 명 씨를 전날(29일)에 이어 이틀째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명 씨는 검찰 조사에 앞서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조사에 대해 "오세훈을 잡으러 왔으니 오세훈에 대해 물어봤겠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명 씨는 오 시장의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 김한정 씨와의 3자 회동을 포함해 오 시장과 최소 7회 만났고 오 시장의 부탁으로 유리하게 여론조사를 설계하고 원본 데이터도 제공했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오 시장과 만났다는 증거로 자신의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했다고 전했다. 다만 녹취 여부에 대해선 "증거 자료는 내가 이야기하면 오 시장이 방어할 것 같다. 수사를 방해하면 안 되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답했다.
명 씨는 2021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오 시장이 '나경원을 이기는 여론조사가 필요하다'는 요구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명 씨는 오 시장이 '당선을 도와주면 서울 아파트 한 채를 사드리고 싶다'고 했고, 김 전 의원에겐 서울도시주택공사(SH)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했다고 주장한다.
다만 이날 기자들과 만나선 "검찰이 조사와 관련해 입장을 말하지 않겠는가"라고 짧게 답했다.
그는 오 시장 측에서 자신을 '선거를 이용해 사기 행각을 벌이는 범죄자'라고 비판한 데 대해선 "촛불이 꺼질 때 확 타고 꺼진다"고 했다.
명 씨는 전날 함께 소환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과의 대질신문은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김 전 의원과의 대질조사 가능성에 대해 "검찰에게도 못 들었다"고 했다.
명 씨는 "검찰에 엄중하고 공정한 수사를 해주길 부탁했다. 사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한 행위는 없다고 했다"며 "그렇지만 위법행위에 저촉된다면 그에 응당히 처벌받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명 씨는 이날 검찰이 김건희 여사에 대해 물어볼 것으로 보는지를 묻는 말에 "무당도 아니고 어떻게 예측하겠느냐. 검찰이 어찌 물을지 어떻게 알겠느냐"라고 말했다.
또 전 씨와의 만남 여부에 대해선 "2018년에 제가 서울에 온 게 없고, 그런 사람이 있다는 건 방송 보고 알았다"며 "제 전화기에 건진이란 사람은 없다"고 부인했다.
명 씨는 이 과정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직접 취재진에게 보이기도 했다.
검찰은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 씨의 미래한국연구소가 13회에 걸쳐 오 시장 관련 미공표 여론조사를 진행했고, 오 시장의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 김한정 씨로부터 여론조사 비용 3300만 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수사팀은 전날 명 씨에게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과 함께 여론조사 조작 의혹도 함께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21년 보궐선거 당시 오 시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이의 후보 단일화를 앞두고 미래한국연구소(미한연)의 의뢰로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도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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