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순직해병 외압' 임성근 폰에서 일부 음성녹음 확보(종합)
임 "김계환과 사의 표명 고민하는 음성 녹음 나와"
휴대전화 비밀번호 못풀어…내달 9일 추가 포렌식
- 이밝음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30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과정에서 사의 표명을 논의하는 음성녹음 파일 등을 확보했다.
임 전 사단장은 30일 공수처 포렌식 선별 작업을 참관한 뒤 입장문을 통해 "구명을 시도할 의사조차 없었음을 뒷받침하는 다수 자료가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임 전 사단장은 다음 달 9일 포렌식 선별 작업에 한 차례 더 참여할 예정이다.
공수처는 지난해 1월 압수수색 과정에서 임 전 사단장 휴대전화를 확보했지만, 비밀번호를 풀지 못한 상태다. 이날 포렌식 선별 작업은 잠금 해제 없이 확보할 수 있는 자료에 대해서만 진행됐다고 한다.
임 전 사단장은 "공수처는 제 휴대전화를 압수할 당시 1일이면 비밀번호를 해제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던 것과 달리 비번을 풀지 못했다"며 "다만 다행스럽게도 휴대전화에 삽입된 저장장치인 SD카드와 비밀번호 없이 접근할 수 있는 휴대전화 본체의 BFU, SECURE 폴더에 담긴 다량의 전자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 전자정보 중에 저와 이종호(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씨의 접촉 가능성을 직간접적으로 뒷받침하는 내용은 일체 없었다"며 "오히려 2023년 8월 23일경 저와 김(계환) 전 사령관님이 사의 표명을 위한 적절한 시기 등을 고민하는 내용이 담긴 음성녹음 등 제가 구명을 시도할 의사조차 없었음을 뒷받침하는 다수의 자료가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이날 오전 공수처에 출석하면서 '비밀번호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다"면서 "저도 빨리 비밀번호가 풀려서 구명 로비가 없었다는 것을 (밝히길) 학수고대하고 있고, 경찰 능력으로 충분히 풀렸을 것으로 기대하고 도착했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그전에는 디지털 기기에 비밀번호를 쓰지 않았고, 당시 경황이 없어 비밀번호를 생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해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왜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느냐고 묻자 "알려주고 싶다. 의사는 있다"면서도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23일 임 전 사단장을 불러 포렌식 선별 작업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임 전 사단장이 포렌식 참관 과정을 녹음하게 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
해병대원 순직 사건은 2023년 7월 경북 예천군에서 채수근 상병이 실종자 수색 작전 도중 순직한 사건이다. 해병대 수사단이 사건 조사 결과를 경찰에 이첩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군 지휘부가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수처는 수사 외압 의혹과 함께 임 전 사단장이 이종호 씨를 통해 구명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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