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두 달인데 AI 교과서 사용 저조…발행사, 손실 이어져 한숨만
"기술 장벽 여전, 기존 교육법 대체할 만큼 효용 없어"
AIDT 미래 불투명…발행사, 정부 상대 공동대응 가능성
- 장성희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가 도입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교실 내 수업 활용률이 1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저조한 AIDT 채택률에 더해 활용률마저 기대를 크게 밑돌고 있다.
발행사는 운영비도 충당하기 어렵다며 한숨만 내쉬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손해가 계속될 경우 발행사가 공동으로 정부를 상대로 소송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8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AIDT 플랫폼에 가입한 학생들의 일평균 접속률은 대부분 10%를 넘지 못했다. 10명 중 9명이 하루에 한 번도 AIDT를 접속조차 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거의 모든 학교가 AIDT를 채택한 대구조차 일평균 최대 접속률이 11%였다. 세종에서는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접속률이 각각 0.3%, 0.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사들은 적극적으로 AIDT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서책보다 나은 부분도 있으나 기존의 교육법을 대체할 만큼 효용은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아직 AIDT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교사·학생들이 많아 활용이 원활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세종에서 근무하는 교사 A 씨는 "아이들의 수준을 진단·평가할 때 부분적으로 AIDT를 쓰긴 하나 사실 거의 운영이 안 되고 있다"며 "특히 영어 과목의 경우, 챗봇이 작동하지 않는 등 기존 코스웨어(디지털 교육 시스템)보다 못한 품질이라며 불만이 많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이가 있는 교사들을 중심으로 기기 사용에 미숙한 분들이 있다"며 "(학생뿐 아니라) 교사도 AIDT에 대한 기술 장벽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구의 초등교사 B 씨는 "아이들이 AIDT에 접속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하고, 누군가 아이디나 비밀번호를 잊어버리기라도 하면 준비 시간이 더 소요된다"며 "저와 주위 선생님들도 2~3번만 AIDT를 사용한 것 같다. 기존 교과서나 PPT, 게임 활동으로 수업하는 게 더 (활용도가) 좋다고 느꼈다"고 했다.
당초 교육부는 30%가량인 올해 1학기 AIDT 채택률이 2학기가 되면 70~80%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 같은 저조한 사용이 학기 내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AIDT를 출판한 발행사는 애만 타는 상황이다. 올해 AIDT가 의무 채택이 아닌, 학교의 자율에 맡기면서 발행사는 당초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도입률(32.4%)에 직면했다. 사용자 수가 증가하지 않으면 현재 겪는 손실이 더 극심해질 수밖에 없다.
AIDT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곧 직에서 물러나고 한 달 뒤면 새 정부가 출범한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AIDT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손실이 극대화될 경우 발행사가 정부를 상대로 소송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AIDT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구독료만으로 투자 비용은 물론, 서버 관리·연수 등에 드는 운영비조차 충당할 수 없어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동으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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