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비는 줄고 눈 일수 늘어…올겨울 날씨 '뒤죽박죽'
겨울철 기후 특성…기온은 평년과 비슷했으나 2월 두차례 한파
강수량 역대 4번째 적어…눈 일수는 역대 4번째 많고 적설은 비슷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지난겨울 날씨는 당황스러울 때가 많았다. 기온은 평년과 비슷했으나 2월 들어 최근 10년 중 가장 추웠고, 강수량은 평년 절반 수준이었는데, 눈일수는 6일 증가했다.
6일 기상청이 발표한 겨울철(2024년 12월~2025년 2월) 기후 특성에 따르면 평균기온은 0.4도로 평년(0.5도)과 비슷했으나, 지난해(2.4도)보다 2.0도 낮았다. 특히 1월에는 북극진동의 영향으로 큰 기온 변동이 나타났으며, 2월에는 두 차례 한파가 발생해 1주일 이상 지속됐다.
북극진동이란 북극을 중심으로 한 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강약을 반복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 소용돌이가 강할 때(양의 북극진동)에는 찬 공기가 북극에 갇혀 있지만, 약해질 때(음의 북극진동)는 찬 공기가 중위도로 내려와 한파를 유발한다. 지난 1월에는 북극진동이 변동을 보이며 기온이 크게 출렁였고, 2월에는 북극진동이 음의 상태로 지속되면서 강한 한파가 이어졌다.
1월 10일 전후 대륙고기압과 상층 찬 기압골 영향으로 강한 한파가 발생했지만, 13일 이후 따뜻한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받으면서 기온이 급격히 상승하는 등 변동성이 컸다. 2월에는 북대서양 폭풍 저기압의 북극 유입으로 인한 우랄 블로킹이 발달하면서, 입춘(2월 3일)과 우수(2월 18일) 무렵 한파가 1주일 이상 이어졌다. 2월 평균기온은 0.5도로 평년보다 1.7도 낮아 최근 10년 중 가장 낮았다.
강수량은 39.6㎜로 평년(89.0㎜) 대비 43.6% 수준으로, 역대 네 번째로 적었다. 전년(236.7㎜) 대비 6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강원도와 경상도 지역의 강수량이 역대 하위 5위 이내에 포함될 정도로 적었다.
대륙고기압 확장과 찬 기압골의 영향으로 서해상에서 발달한 눈구름이 유입되면서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눈이 자주 내렸다. 이에 따라 전국 눈일수는 21.9일로 평년보다 6.0일 많았으며, 역대 4위에 해당했다. 다만 적설량은 27.4㎝로 평년(25.9㎝)과 비슷했다.
해수면 온도는 12.4도로 최근 10년 평균보다 0.2도 높았으며, 같은 기간 중 두 번째로 높았다. 12월과 1월에는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았으나, 2월은 늦겨울 한파 영향으로 평년보다 낮았다. 지역별로 보면 서해가 8.4도로 평년보다 0.8도 높았고, 동해는 13.7도로 0.1도 상승했으며, 남해는 15.1도로 0.1도 낮았다.
겨울철 기후는 북극진동과 블로킹의 영향이 컸다. 북극진동이 양에서 음으로 전환되면서 찬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되었고, 특히 2월에는 북대서양 폭풍 저기압의 영향으로 우랄 블로킹이 강화되면서 이상 저온이 발생했다. 또한 열대 서태평양에서 대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우리나라 동쪽의 저기압성 순환이 발달했고, 한반도에 차고 건조한 북풍이 자주 유입되었다.
이 영향으로 올겨울 강수량이 평년보다 크게 줄었다. 차가운 북풍이 지속되면서 따뜻하고 습한 남쪽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되지 못해 비가 내리는 날이 적었다. 대신 서해에서 찬 공기가 해수면과 만나면서 눈구름이 형성돼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눈이 잦았다. 이는 기압계의 위치와 기온 변화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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